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이 있다. 애석하게도 그 사람이 기자다. 욕심이 많은 것인지, 하고 싶은 게 많다. 그것은 분명 축복이지만, 그만큼의 열정을 뒷받침할 끈기가 없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교내대회가 있으면 참여하고, 대외활동은 물론 봉사활동도 놓치지 않았다. 그랬던 기억 탓인지 대학생이 된 지금, 가만히 있으면 괜히 불안해지기 일쑤다.
 열아홉 살의 기자는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금 열심히 하니,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할 것이란 믿음이 확고했다. 그래서 뭐든 다 찔러보고 다녔다. 각종 사이트를 뒤져 대외활동 거리를 찾아 무턱대고 지원했고, 교내활동도 예외는 없었다. 그 결과, 복수전공을 하고, 학보사 기자로 일하며, 대외활동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틈틈이 하고 있었다. 그것도 학기 중에 말이다. 그런 스스로가 대견했고, 늘 그렇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방학이 되고 나태해지기 시작했다. 매일 같이 잠만 자고, 놀기를 반복했다. 방학에 꼭 하리라 다짐했던 버킷 리스트도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면, 절망감이 크다고들 한다. 하고 싶었던 것 하나도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끝나가는 방학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탓했다. 학기 중엔 대견했던 자신이 미워 보일 줄은 몰랐다. 말은 아무것도 안 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바쁘지 않아서 학기 중의 기자와 방학 중의 기자 사이의 괴리감을 느낀 것이 분명하다.
 어떤 일에 몰두하고 있던 사람이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의욕이 상실해 무기력해진다는 '번아웃 증후군', 사실, 기자는 매번 방학마다 이 증상에 시달리곤 한다. 연구자들은 입을 모아 이것의 원인이 '어떤 일을 맡았을 때 개인과 주변의 기대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기자는 본인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 같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기대를 덜 해보는 게 좋겠다. 원인을 알았으면, 이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불안해하지 않고, 슬기롭게 남은 대학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세상에 계획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티를 내느냐, 안 내느냐의 문제다. 기자의 경우는 머리로만 계획을 세우고,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곤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잊지 않기 위해, 보이는 계획을 세우려 한다. 하려고 하는 게 눈에 뚜렷하게 보이면, 적어도 외면할 수 없을 것이고 나태해지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긴다.
 두 번째는 워라밸을 지키는 것이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이것이야말로, 괴리감의 원인이다. 학기 중엔 너무 일만 하고, 방학 중엔 너무 쉬기만 한다. 일과 휴식이 적절하게 섞인다면, 번아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학기 중에 적당한 휴식을 줘서 균형을 맞춰보려고 한다.
 마지막은 끝없이 도전하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이 두렷하다면, 그와 관련된 일을 찾아 해보는 게 좋다. 요즘 기업들은 체험형 대학생 인턴을 뽑기도 하고, 서포터즈 활동 등 대외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일단 도전해라. 도전은 나중에 하나의 경력이 되고, 그것은 본인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슬기로운 대학 생활을 보내는 방법은 이 외에도 많을 것이다. 기자는 일단 위 세 가지 방법을 활용해보려 한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만큼, 계획을 세워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고, 학기 중에 일만 하지 않고 적당한 휴식을 취해 방학에 너무 노는 느낌을 받지 않게 할 것이다. 또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에 도전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실행하면, 누구든 대학 생활을 슬기롭게 할 수 있을 테니, 한 번쯤은 이와 같은 방법을 실천해보길 바란다.

 조혜연 기자 yeonsop321@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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