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미디어 콘텐츠 시청이 시간을 보내는 절대적인 방법이 되면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OTT는 미디어 생태계를 뒤흔들었다.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넷플릭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넷플릭스는 대략 월간 사용자 수(MAU)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이용자가 50% 증가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기존 방송사의 드라마는 물론, 고품질의 예능과 다큐멘터리까지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아낌없이 제작비를 투자했다. 국내 제작사들의 넷플릭스 쏠림현상이 일어났지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등 국내외 OTT 업체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토종 OTT 업체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이 끝난 한국 콘텐츠의 위력을 앞세워 자체 제작에 나서고 있다.

빠르게 성장한 OTT
 OTT는 PC와 초고속 인터넷 보급을 통해 조금씩 영역을 넓히기 시작하다 스마트폰 보급과 무선 네트워크 발전을 통해 빠르게 확대됐다. OTT 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코드 커터족(TV방송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 등으로 방송을 보는 소비자)이 콘텐츠 표준 소비자층으로 변했다. 그 이유는 인터넷 사용료에 OTT 구독료를 더해도 월 TV 요금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광고 제거, 몰아보기, 10초 건너뛰기, 중지한 부분부터 이어보기, 배속하기 기능도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시공간적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OTT 시장 독점 경쟁에 불편한 소비자 
 OTT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외 OTT 플랫폼 간 경쟁이 과열되며 독점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점 계약을 맺은 다양한 OTT 플랫폼은 기존 구독자의 서비스 이탈을 방지하고 새로운 구독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콘텐츠를 숙제처럼 보게 된 소비자들은 오히려 압박감을 느껴 일부 독점 콘텐츠만 빠르게 감상하고 OTT를 해지하고 있다. 콘텐츠 파편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소비자들은 2~3개의 OTT를 동시에 구독해야만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제 단일 플랫폼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은 불가능해 경제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피로도 역시 상당할 것이다. 콘텐츠 시청으로 힐링하는 것이 아닌 스트레스를 받게 된 상황에 소비자들의 불평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OTT 플랫폼 로고 / 사진: 조혜연 기자 

OTT를 규제해야 하는 이유 
 OTT의 문제는 콘텐츠 독과점에 그치지 않는다. OTT의 또 다른 문제는 방송에서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터넷망을 통해 서비스되고,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 서비스하는 온 디맨드(On Demand) 방식이라는 점이 그 이유다. 또한, 인터넷망 서비스 제공자가 일부 콘텐츠에 대해 접속이나 속도를 제한하는 것과 같은 차별적인 정책을 취하면 안된다는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그렇다고 규제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만약 하지 않게 되면, 선정적이고 폭력성이 드러나는 장면이 전연령에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가 생긴다. 일반 방송에서는 마약과 무기사용, 도박은 물론, 음주와 흡연도 규제한다. 그러나 OTT 콘텐츠에서는 일반 방송에서 규제되는 것을 여과없이 볼 수 있다는 게 실정이다.
 이와 같은 문제가 비롯되는 상황에서 OTT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콘텐츠 연령 등급을 분류하는 '자체등급분류제도'가 지난 3월 28일 시행됐다. 모든 영상물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분류를 거치지만, OTT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등급을 매길 수 있게 된 것이다.등급 분류를 거치면 콘텐츠 공급이 지연돼 OTT 업체 간 경쟁이 어렵게 된다. 이러한 점을 완화하고자 시행됐지만, 청소년에게 유해한 콘텐츠가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문제다. 
 캐나다에서 OTT를 자국 방송과 동일한 방향으로, 규제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OTT를 법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나서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그 반대다.
 OTT의 영향력은 이미 커질 대로 커졌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법적인 규제를 하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지킬 수 있지만, 어디까지 자유로 인정해야 하는 걸까.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 산업으로 등장한 OTT가 어느덧 세상에 나온 것도     10년이 훌쩍 지났다. 자유롭고 폭넓은 서비스로 시청자가 받는 혜택이 많아졌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이 언제든 시청자에게 부메랑처럼 날아올 수 있다. 성장을 위한 경쟁은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경쟁과열이 불러온 자극적인 콘텐츠와 독과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건전한 경쟁과 다양한 콘텐츠 공급으로 올바르게 성장하는 OTT 산업이 되길 바란다. 

조혜연 기자 yeonsop321@wku.ac.kr
현서진 기자 jinnix23@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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