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은 대중음악 중에서도 보다 많은 이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장르인 '팝(Pop)'과 한국이라는 특정한 국가·지역을 나타내는 '케이(K)'가 결합한 장르명이다. 
 글로벌 음악산업 내에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장르명으로는 브릿 팝(Brit pop)이나 스웨디시 팝(Swedish pop), 제이팝(J-pop), 라틴 팝(Latin pop), 캔토 팝(Canto pop)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음악의 국적이 장르를 정의하는 중요 요소로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이들 장르는 록, 재즈, 힙합, 전자음악처럼 음악적인 특징으로 정의된 장르들과는 달리 음악적으로는 한 가지 스타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성을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만들어진 지역, 음악 스타일, 그 외 다양한 요소를 통해 수용자들은 케이팝을 다른 음악들과 구분되는 하나의 독립된 음악 장르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대중음악과 마찬가지로 한국 대중음악 역시 영미 대중음악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이와 더불어 일본 대중음악의 영향도 크게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한국의 경제 성장과 민주화, 인터넷의 발달과 대중화, 글로벌 미디어산업의 한국 진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며 한국과 중심부 사이의 공간이 압축된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한국과 글로벌 음악산업 사이에 존재하던 차이마저 거의 사라졌으며, 케이팝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케이팝은 한국의 전통음악인 국악이나 민요보다는 영미 대중음악으로부터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글로벌한 보편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발전해왔다. 
 지난 2012년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빌보드 핫(HOT) 100)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엄청난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히트곡이 된 것이 정확히 10년 전이다. 그로부터 11년이 흐른 2023년 현재, 케이팝(K-pop)의 세계적인 성공과 인기는 계속 되고 있다. 처음 <강남스타일>이 성공했을 때는 온 나라가 들썩였고, 5년 후인 2017년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뮤직어워드의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상'을 받았을 때는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는 동안 케이팝은 새로운 세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던, 그러나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의 전례 없는 큰 성공에 이어 새로 등장한 후배 그룹들마저 해외 팬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기 시작한 지난 2020년부터  2021년은 보통 3세대로 불리던 케이팝이 4세대로 전환된 시기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한류의 세대 전환이 보통 케이팝의 세대 전환과 거의 일치해왔고, 특히 2세대 이후로 드라마에서 케이팝으로 한류의 중심축이 넘어온 후로 케이팝의 변화는 곧 한류의 변화로 이어졌다. 따라서 케이팝이 4세대로 넘어가는 지금은 곧 한류 역시 4.0으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다양한 한국 문화에 'K-' 접두사를 붙이고 있는 국내의 경향과 달리 정작 케이팝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K'가 상징하는 한국성과 점차 멀어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는 케이팝 속 'K'가 가진 본질적인 속성인 '혼종성(hybridity)'에서 기인한다. 여기서 'K'가 의미하는 지역적 특수성 혹은 '한국성'은 다양한 문화 혼종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혼종은 음악이 나타내는 스타일, 퍼포먼스, 비즈니스 모델, 팬덤 문화 등을 통해 드러나며, 케이팝은 이것들을 모두 아우르며 글로벌 보편성을 추구하는 일종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배성민 기자 aqswdefr3331@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