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지난달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를 결국 바다로 방류했다. 일본 정부의 위험한 구상이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면서 주변국들의 불안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NHK 등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이날 오후 1시 3분 해수 이송 펌프를 가동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약 12년 반 만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 "기상과 해상 상황에 문제가 없으면 방류를 개시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도쿄전력이 지난달 24일 오전 확인한 결과, 기상 상황 등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완전히 방류하는 데 최소 30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빗물이나 지하수가 사고 원전 설비와 접촉해 만들어지는 오염수가 매일 90t씩 새로 발생하고 있으며, 도쿄전력의 폐로 일정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방류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가 없다. 내년 4월 이후 방류할 양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매년 4월 전후 방류 계획을 책정하고 공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본문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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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안전한가?
 현재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은 방류가 안전하다는 것이다. 삼중수소는 원래 지구상의 물에서 발견될 수 있다. 많은 과학자가 삼중수소 농도가 낮을 경우,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삼중수소가 해저 및 해양 생물에 미칠 영향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비판적 의견도 있다.
 후쿠시마에 상설사무소를 두고 있는 IAEA는 ‘독립적 현장 분석’ 결과, 방류된 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방류 상한으로 설정한 리터당 1500베크렐(Bg/L)보다 훨씬 낮았다"고 밝혔다.
 이 방류 상한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상한인 리터당 1만 베크렐보다 6배 낮은 수치다. 포츠머스 대학의 제임스 스미스 환경·지질학 교수는 폐수가 저장될 때 이미 정화 처리된 후 희석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이 물을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방사능 측정 실험실을 운영하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베일리도 이에 동의하며 "중요한 것은 삼중수소의 양"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어류 개체 수가 심각하게 감소하지 않는 한 해당 농도는 해양 생물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오염수 내 삼중수소 농도가 일본 정부의 약속대로 규제치 아래로 유지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원전 부지 내 각 탱크에 담긴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차이가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삼중수소 농도가 높은 오염수가 방류되기 때문이다.

비상 걸린 수산업계
 오염수 방류가 실행되며 수산업에 종사하는 어부와 해녀 등의 생계에 비상이 걸렸다. 처리된 오염수의 과학적 안전성과는 별개로 오염수 방류가 소비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산업계에서는 실제 방류가 이뤄지기 전부터 시장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집행위원장(이하 김 위원장)은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소금이나 건어물처럼 장기 보관이 가능한 것은 가격이 올랐는데 바로 먹어야 하는 생물은 가격이 반토막까지 났다"고 토로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겠지만, 지난달 15일을 기점으로 전복, 우럭, 전어 등 일부 해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절반까지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어민들의 연간 어획량이 양식을 포함해서 약 380만 톤인데, 그걸 돈으로 환산하면 9조 2천 800억 원 정도"라며 "여론조사에서 오염수 방류 후 소비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비율로 계산하면 최소 50% 이상, 금액으로는 4조 5천억 원 이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제주연구원은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국내 수산업 분야 피해액이 연 3조 7천 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수산물 소비 활성화 예산 640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이외에도 수산물 비축·수매를 역대 최대 규모로 지원하고 수산업계 긴급 경영 자금 5배 확대, 대출한도 완화 등 금전적 지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의 우려가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김 위원장은 "바다는 죽어 있는 게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며 "거기에 온갖 쓰레기와 핵폐기물까지 버리는 게 말이 되나 싶다"고 토로했다. 최소한의 보호장비만 갖춘 채 물에 들어가는 해녀들의 경우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안전과 관련한 우려도 표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처리 또는 희석됐다고는 하지만, 전례 없이 많은 양이 오랜 기간에 걸쳐 방류되는 만큼 인체와 바다 생태계에 예상 못 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현재 일본의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인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별다른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오염수가 과학적 기준과 국제적 절차에 따라 처리되고 방류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해 제주연구원은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국내 수산업 분야 피해액이 연 3조 7천 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오염수 방류가 수많은 수산업계 종사자들의 생계와 소비할 국민의 안전에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른 합리적인 소비 방안을 제시하고, 오염수의 방류 과정과 배출 경로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 

배성민 기자 aqswdefr3331@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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