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광객 입도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방문 관광객은 1,388만 명으로 2021년보다 15.7%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7월까지 내국인 관광객은 748만 명으로 작년에 비해 7.3%가 감소했고, 외국인 관광객은 30만 명으로 888% 증가했다. 게다가 내국인 관광객은 점점 크게 감소하고 있다. 5월에 13.1%, 6월에 14.5%, 7월에 16.7%가 감소하여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고물가이다. '그 돈이면 해외 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도 여행에는 큰 비용이 든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 해외 관광객 수는 215만 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219% 증가하였다. 국내 관광객이 제주도 대신에 해외를 찾은 것이다. 고물가 혹은 바가지요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제주도뿐만이 아니다. 한 유튜버가 지역축제에 가서 만 원짜리 어묵을 찍은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시장에서 구매한 과자 가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으로 설명할 수 있다. 관광지나 축제에서 상인 개인의 수준에서는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이 이윤이 많이 남는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하지만 지역의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 때문에 관광객 수가 감소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사회 전체에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정부의 규제이다. 하지만 가격을 규제하기 위한 권한의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규제는 실효성이 없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적 유인이다. 하지만 경제적 유인은 수혜자와 비용 부담자가 다르다는 점에서 공평하지 않으며, 경제적 유인으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정부와 시장 모두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 것이다.
   정부와 시장 외에 다른 대안은 없을까? 200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롬은 자신의 저서 '공유의 비극을 넘어'에서 공동체 자치를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규칙 제정을 통해 공유자원의 고갈을 막을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다. 현실에서 공동체 자치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많이 있으며, 국내에서도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먹거리의 합리적인 가격과 양으로 인기를 끌었다. 완도에서는 지역상인 모임이 주축이 되어 합리적인 요금에 관하여 합의하고 이를 준수하는 방안을 실행하였다. 정부와 시장이라는 기존의 대안을 넘어선 공동체 자치를 통한 문제 해결로 관광객과 지역주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유지되고 확산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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