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호

배성민(문예창작학과 2년)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을 보고 청부살인이나 저주의 뜻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만큼 맛이 있어 음식에 몰입한다는 소리니까 말이다. 상당히 유쾌한 말이다. 마약이란 표현이 이 문장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약 표현은 몰입의 즐거움, 인간이 가지는 몰입의 힘을 마약의 중독성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한마디로 소비자가 이 말을 보고 펜타닐을 떠올리고, 투약하려고 하진 않을 것이다. 이는 처음에 예로 들었던 문장과도 일맥상통한다. 만약 '둘이 먹다가 하나가 독살당해도 모를 맛', 혹은 '뒤에서 공격당해도 모를 맛'이라고 해보자. 아주 친숙한 비유 표현이 된 '죽어도 모를 맛'과는 달리 매우 부정적으로 들린다.
   마약 핫도그, 옥수수와 코카인 핫도그, 헤로인 옥수수란 표현 또한 전혀 다르게 들릴 수 있는 것이다. 전자는 그저 '중독적인 맛'이라는 뜻을 가진 단순한 비유 표현으로 쓰였지만, 실제 마약의 이름이 언급되는 메뉴가 있다면 키워드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와 관련된 피해와 범죄 사례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마약'이라는 단어 표현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표현이 실제 마약의 이름을 연상시키는 것이라면, 충분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 사료된다.

 

비판

김미루(영어영문학과 4년)

 마약 표현 규제는 무리한 제도입니다. 마약이라는 표현은 맛있고 중독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뭔가를 비유할 때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마케팅 측면에서는 이 표현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됩니다. 또한, 이건 그냥 표현일 뿐 누가 봐도 마약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비슷한 예시로 살인미소가 있습니다. 요즘 살인사건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데 이런 맥락이라면 살인미소의 살인이라는 표현도 규제를 해야 하고, 만약 하더라도 마약 표현 규제처럼 실제 마약 사건 예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마약 김밥처럼 누가 봐도 마약이 안 들어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으며, 따라서 법 적용은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처벌은 가능하지만, 마약 김밥처럼 마약이 들어가거나 마약을 우호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현 제도상 마약 표현 규제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실제 마약 자체에 대한 처벌과 단속이 중요합니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표현을 억압하는 것보다는 마약류에 대한 관리를 더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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