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의 범주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매번 속한다. 근래, 젊은 층들의 미각을 사로잡고 있는 식문화의 어느 선두 주자 때문인지 깊게 와닿는 것 같다. 바로 설탕물을 입힌 중국 유래 전통 과자인 '탕후루'를 두고 하는 말이다. 현재까지도 탕후루의 아성은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 젊은 층들은 이미 전부 탕후루에 사로잡혔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여러 편의점 브랜드에서는 따로 변형 상품
까지 출시할 정도다. 가까운 상가만 방문해도 탕후루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미디어 매체에서는 아예 패러디 작품까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알다시피 유행은 양면 동전처럼 명과 암이 함께 공존한다.
 유행과 더불어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탕후루와 관련된 여러 쓴소리가 전해졌다. 인용해서 언급해 보자면 구매 후 무단 투기로 인한 쓰레기 대량 발생 및 거리 오염 피해를 시작으로 과도한 당 첨부 때문에 건강 적신호 사태 우려까지 언급됐다. 또한, 지나친 유행 폭주로 인해 타 음식들을 철저히 차별하면서 영업 손실 피해를 겪는 업주들과 더불어 고수익을 노리고 허위 활동 아르바이트를 동원하는 사기 행각까지 기승을 부리며 유행 식문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요구되고 있다. 
 물론 해당 음식과 더불어 유행 자체가 완전히 잘못된 건 아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할 예의 준칙이 있다. 지극히 당연한 지론이며 비단 탕후루 사건에만 한정이 되는 게 아닌 식문화 전반에 있어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이론이다. 
 흔히 음식을 먹을 때 무례함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당연히 잘못된 모습임을 알고 있기에 비판을 가한다. 암묵적으로 준수하기로 합의한 기본적 사회 원칙임을 모두 알고 있고 그것을 어기는 것은 도의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정면으로 위배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광경일까.
 특히, 이번 경우처럼 불특정 다수의 시민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례라면 더욱 묵과가 안 될 수밖에 없다. 추구에만 지나치게 과몰입한 나머지 그 이면엔 어떤 일이 있는지 확실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피해 유발이 아니라 기분 좋은 식문화 향유가 우리의 본래 목적이지 않은가.
 문화를 추구하는 건 좋지만, 그 뒤엔 '자격'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붙는다. 즐거움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그전에 본인도 그 자격에 따른 기준을 당연히 준수해야 한다. 본인만의 편익만 앞세운다면 그 순간부터 그것은 '이기심의 절정'으로 변질하는 것이다. 
 이기심으로 점철된 유행은 더 이상 문화라고 불릴 가치가 없다. 아무 이익도 없는 그저 패악을 위한 명분으로 작용할 뿐이다. 결국 식문화를 둘러싸고 야기되는 문제에는 우리의 행위가 전반적으로 크게 작용함을 알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즐기는 과정에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한결 수준 높은 질의 문화를 추구할지, 아니면 최악의 저급함으로 도배된 폐단에 중독될지 확연히 갈릴 것이다.
 공짜 행복이란 없다. 어느 것이든 '기본적 예의'라는 비싼 값을 지불하며 혼자가 아닌 다수와 함께 제공받는 것이다. 그 합의를 따르지 못하겠다면 문화 추구 이전에 도태되는 것이다. 문제는 개인 차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추구하는 문화에도 주홍 글씨가 새겨져 선망하는 다수의 구성원까지 한꺼번에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한 번 유행을 즐기는 자세에 대해 스스로 진중하게 고민해 볼 때가 필요한 것 같다. 달콤한 유혹에 둘러싸여 무심결에 행한 행동이 과연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문화의 질을 어떻게 높이거나 떨어뜨릴지 잠깐 멈춰서 돌아보는 것이 어떨까. 그것이 씁쓸한 쓴맛이 아닌 기품 있는 달콤한 맛으로 문화를 즐겁게 즐기는 최고의 팁이지 않을까.

이민서 기자 leeminseo120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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