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호

조혜연(문예창작학과 2년)

   e스포츠도 스포츠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육체적인 스포츠의 모습과는 다른 게 사실이다. 하지만 e스포츠는 전략 같은 정신적 능력을 필요로 해 정신 스포츠(마인드 스포츠)로 분류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게임을 단순 오락이라고 여겼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로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는 등 게임 산업이 발달했다. 발전한 산업에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자 e스포츠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정착하게 된 것이다. 스포츠는 주어진 특정 활동의 규칙을 따라 타인과 경쟁을 기반으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은 e스포츠에도 해당되는 사실이다. 머리와 몸 중 어떤 도구를 선택해 경쟁하는 것의 차이지, 목적 자체가 크게 다르지 않다. 온라인상의 게임을 매개로 하는 e스포츠뿐만 아니라 바둑, 장기, 보드게임 등 머리를 쓰는 경기 역시 스포츠로 보는 시선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이번 경기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으로 활약한 페이커 선수는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많은 분께 좋은 영향을 끼치고,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키는 것이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e스포츠는 형태가 다를 뿐 스포츠라고 부를 가치가 다분하다.

 

비판

최아랑(국어국문학과 3년)

 긴 역사와 여러 의미를 지니는 올림픽 경기의 취지를 e스포츠가 훼손할 수 있다. 올림픽은 그저 단순히 각종 스포츠들의 총합이라 봐서는 안 된다.
 고대 인류로부터 시작된 올림픽 정신을 현대적인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올림픽 자체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 인간의 아름다운 신체 동작과 움직임을 근거로 한 올림픽 종목들의 기준을 현대적 가치의 변화를 근거로 무너뜨리려고 한다면 우리가 전통과 과거의 가치를 지켜야만 하는 이유는 결국 사라지고 말 것이다. 또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에는 e스포츠 소비자들의 대표성이 아직 부족하다. 
   e스포츠의 소비자층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넓지 않다. e스포츠가 지금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과거의 문화와 전통적인 스포츠 차원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특이성 때문이다. 게임 산업의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서 결국 'e스포츠'라는 새로운 '별칭'을 얻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것을 진정한 스포츠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또한 이를 향유하는 소비자들도 아직까지 주로 젊은 남성층에 국한돼 있는 것이 사실이며 e스포츠에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의 정당성과 대표성이 아직은 부족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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