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먹는 모습을 생중계하거나 녹화한 파일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하나의 콘텐츠인 '먹방'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요즘에는 유튜브나 SNS를 통해서 쉽게 먹방을 접할 수 있다. 어마어마한 양의 매콤달콤한 떡볶이, 조미료 맛 풍부한 라면, 바삭한 치킨 등을 먹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해 과식하게 만든다. 
 실제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두뇌와 인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먹방을 보는 행위만으로도 위에서 나오는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과다 분출되기 때문에 비만을 증폭시킨다고 한다. 특히, 그렐린에 반응하는 뇌 궁상핵 부위는 중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뇌 시상하부와 보상회로에 가까운 위치에 있다.
 자신도 모르게 먹방을 멍하니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방송 시청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으로 자꾸만 먹방을 찾고, 무언가를 먹는다면 이미 중독 상태일 것이다. 먹방이 욕망의 대상이 된다고 해 '푸드 포르노'라고 부르는 용어가 등장했다. 스스로 기준을 정해 제한할 필요가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는 약 13억 톤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부에 의하면 국내에서만 매일 1만 3천 톤 이상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간으로부터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메탄과 이산화질소를 포함한 다양한 유해 물질이 배출된다. 또한, 5백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때 드는 약 8천 억 가량의 막대한 비용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먹방이 유행하던 중, 바디 프로필도 새롭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디 프로필은 고강도 운동 및 식이요법 등을 통해 탄탄하게 몸을 키워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바디 프로필은 원래 보디빌딩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전문가가 피트니스 대회 수준의 컨디션을 만든 자신의 몸을 기념하는 용도로 시작됐다. 최근, 자신에 대한 표현 욕구가 남다른 MZ세대의 특성이 SNS의 파급력과 만나며 바디 프로필 열풍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홈트레이닝 및 건강 관리 등에 대한 높아진 관심도 관련 열풍에 몫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운동과 거리가 있던 웨이트 트레이닝 초심자가 무리하게 단기간에 몸을 만들다 각종 부상이나 심지어는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나타났다. 바디 프로필 후에 요요 현상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어 집중력이 감소하고, 두통, 무기력증, 피로로 이어진다. 근육이 깨져 신장 기능까지 저하되는 외상성 횡문근융해증으로 단백뇨 및 결석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성 상품화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글에서도 바디 프로필 스튜디오를 검색만 해도 성인 인증을 요구하는 세이프 서치가 걸렸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선정성 문제로 계정 자체가 삭제된 경우도 있다. 군복을 착용한 채 바디 프로필을 촬영한 사람들이 품위 규정과 군인복제령을 위반했다는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발생했다. 이후 육군과 공군은 공식적으로 군복 착용한 바디 프로필 사진을 SNS에 게시를 금지했다.
   먹방과 바디 프로필은 복합적으로 얽혀 미디어에서 보이는 먹방러처럼 많이 먹게 만들고, 헬스 트레이너처럼 고강도 운동을 통해 멋진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제시한다. 바디 프로필을 위해 심한 관리를 하다보면 먹방을 시청하게 된다. 그러다 유혹에 못 이겨 음식을 섭취하고 자책한다. 하지만 바디 프로필을 자기관리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나의 멋진 모습을 담아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을 뿐이다. 운동의 참된 목적은 사진 속 완벽한 나를 그려내는 것이 아닌 현실의 나를 채워가는 과정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적당한 체중 감량을 통한 건강한 몸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현서진 기자 jinnix23@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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