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신문방송사는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2일까지 총 3박 4일간 일본 오사카·교토·나라로 연수를 다녀왔다. 2023 신문방송사 해외연수기는 총 2회에 걸쳐 게재된다.  / 편집자

고베항에서 단체사진을 남기는 신문사 기자들과 방송국원들
고베항에서 단체사진을 남기는 신문사 기자들과 방송국원들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국은 일본이었다. 일상적인 느낌을 받는 '익숙한 국내 여행'과 본토만의 경험을 느끼는 '특별한 해외여행'의 중간 지점에 있는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식문화와 일상 환경이 비슷해 크게 생소함을 느끼지 않고, 접근성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와 가깝다는 위치적 요건이 일본 여행이 많은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예산이 빠듯한 여행객에게 일본이 더욱 매력적인 나라로 느껴진다. 또한, 일본은 <명탐정 코난>, <짱구는 못말려>, <도라에몽>, <지브리 영화> 등의 애니메이션을 자주 접한 2030세대에게 친근하다. 한편, 일본은 아기가 태어나면 신사에 가서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결혼을 하게 되면 성당이나 교회에서 현대식으로 화려하게 치른다. 장례식을 치를 때에는 사후세계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불교식으로 치른다고 한다.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되고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독특함이 우리 연수단의 관심을 사로 잡았다.

 신문방송사 연수단 18명은 지난해 12월 19일 학교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익산에서 무안공항으로 출발했다. 때마침 즐거운 연수가 되기를 응원해주듯 맑은 날씨였다. 그 후 탑승수속을 마치고 우리 연수단은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시간여의 비행 끝에 일본에 도착했다. 공항은 다양한 연령대와 인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일본의 12월은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체감온도가 낮은 추운 날씨였다. 간사이 공항에서 출발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 길은 어두웠지만 그만큼 야경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오사카 모리구치 숙소에서 연수 첫날 밤을 보냈다. 

 아침이 밝아왔다. 일본에서의 두 번째 날은 알람 없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연수가 시작된다는 떨림에 자연스레 눈을 떴다. 조식을 간단히 먹고, 버스에 오른 우리 연수단은 고베항 메모리얼 파크로 향했다. 그곳은 일본 본슈 효고현 고베시 주오구에 있는 고베 개항 120주년을 기념해 메리켄부두와 나카톳테이 사이를 매립해 지은 해안 공원이다. 400년 동안 큰 지진이 한 번도 없던 고베에서 1천 440억 달러의 피해가 일어난 대지진을 기억하고자 조성됐다. 당시 지진으로 파손된 메리켄 방파제의 일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치도록 교육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메모리얼 파크의 첫 번째 풍경은 화려한 메리켄 파크 뒤에 지진잔해가 남겨져 있어 씁쓸함이 와닿았다. 일본 열도에는 지진과 태풍이 잦아 긴급 재난 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피가 몸에 습관처럼 배었을 텐데, 하필 모두가 잠든 오전 5시 46분 52초에 일어나 조선, 철강 산업의 중심지인 고베시의 사회 기간시설이 파괴됐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고베항 근처 풍경

 고베항 메모리얼파크 견학을 마친 우리 연수단은 다시 버스에 올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자이크 쇼핑몰에 도착했다. 고베 하버랜드 내부에 위치한 복합 쇼핑몰로 보도블록을 중심으로 영화관, 음식점, 의류점, 잡화점 등 다양한 상점들이 잘 정비돼 있어 고베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다. 1992년에 개장한 3층으로 이뤄진 건물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볼 수 있는 'MOSAIC'라는 간판 글자 덕분에 고베에서 가장 유명해진 랜드마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다 쪽 복도 끝에 서면 오른쪽 파도와 범선을 본떠 만든 고베 해양박물관과 붉고 둥근 기둥 모양의 포트 타워, 오리엔탈호텔 등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이 멋진 곳이었다. 

 우리 연수단은 다시 버스를 타고 기타노 이진칸 거리에 도착했다. 오늘날 일본의 주요 국제무역항 중 하나인 고베는 1868년 하코다테, 나가사키, 요코하마에 이어 개항된 항구다. 일본의 국제무역의 요지로서 많은 외국인 관계자들이 드나드는 곳이었다. 메이지(1868~1911), 다이쇼(1912~1925) 시대에 외국인들이 거주하면서 지은 서양식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어 이 거리를 기타노 이진칸 거리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1945년의 고베 대공습,  1995년의 한산 대지진을 겪었음에도 현재까지 남아 있다. 계단을 올라가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 기타노즈 광장이 보였다. 음악대 동상이나 풍향계의 집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색채감 있는 붉은 벽돌의 외관과 기둥, 대들보를 노출시킨 2층 풍향계의 집은 1904년 독일 무역상 고트프리트 토마스의 저택으로 지어졌다. 풍향계의 집 서쪽에 있는 녹색의 집은 1903년 미국 총영사 헌터 사프의 저택으로 건축됐다. 귀여운 연두색 판자의 외벽과 산뜻한 분위기의 이 건물 역시 풍향계의 집과 같이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기타노 이진칸 거리의 전망 좋은 언덕에는 비늘의 집이 위치한다. 1905년 외국인용 고급 임대주택으로 지어진 다음, 독일인 교사 E. 하리야의 아들 R. 하리야가 거주했다. 물고기 비늘과 같은 아름다운 천연 슬레이트의 외벽의 건물은 현재 일본의 등록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근대 유럽 화가들의 작품 전시장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 앞에는 칼리돈의 멧돼지 동상이 세워져있는데 코를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한다. 옛날 유럽풍 양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이국적인 주택가였다. 이곳을 찾게 된다면, 고베 스타벅스, 초창기 루이비통 제품들을 볼 수 있는 프랑스관 등을 추천한다.

 연수단은 다음으로 하루카스 300 전망대로 이동했다. 오사카시 중심지인 아베노바시역과 덴노지역 인근에 위치한 높이 300m의 초고층 복합상업시설로 2022년 기준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건물 이름의 '하루카스'는 '맑게 하다'는 뜻을 가진 고어로 '방문객들이 300m 높이의 빌딩에서 맑은 경치를 바라보며 상쾌하고 맑은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뜻을 담아 채택된 이름이다. 옛 아베노바시역사를 재건축하고 도시 활성화 계획의 일부로써 2010년에 착공해 2014년에 준공한 부지 면적 28,738㎡, 건축 면적 24,975㎡, 지하 5층, 지상 60층 규모의 빌딩이다. 일조나 통풍이 잘되도록 건물의 위층을 아래층보다 조금씩 후퇴시켜 계단 모양 형태로 지어졌으며, 건물의 주방 폐기물에서 나오는 메탄을 발효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바이오가스 발전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망대의 정식 명칭은 '아베노 하루카스 300 전망대'다. 백화점, 미술관, 오피스 등이 함께 있으며 매표소는 16층, 전망대는 58층에서 60층에 위치하고 있다. 총 높이는 300m 정도이며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모티브로 지어졌다. 사람들에게 치유의 공간을 선물하고 싶은 의도를 담아 설계됐다. 전체가 통유리창으로 이뤄져 오사카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마스코트인 아베노베어를 활용한 굿즈가 돋보이는 여행지였다. 화장실 전망까지 아름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사카 도심의 전망을 한 번에 느끼고 기억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기자 역시 연수가 끝나고 나서도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던 시간이 하루카스 300 전망대이다. 아베노베어 굿즈를 볼 때마다 그 순간이 생각날 정도로 도심에서 탁 트인 전망을 즐기고 싶다면 다시 한번 추천한다.

 이후 저녁에는 오사카의 쇼핑가인 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에서 자유시간을 가졌다. 신사이바시는 오사카의 대표적인 쇼핑 지역으로 난바와 더불어 미나미에서 가장 번화가다. 신사이바시스지 상점가가 남북으로 길게 자리하며 대로인 미도스지가 그 옆으로 위치한다. 길게 뻗어 있는 아케이드에는 다양한 상점이 즐비한데, 도톤보리 방향의 입구에는 드럭스토어가 많아 화장품 쇼핑을 하기 좋다. 이외에도 패션 의류 및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음식점, 선물용품점 등이 늘어서 있다. 맛집으로는 라멘집과 타코야끼, 오므라이스 전문점 등이 있으며,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미도스지 서쪽에는 아메리카무라라고 불리는 10대들의 거리가 있다. 이곳은 유명한 브랜드를 비롯해 힙합, 펑크 등 다양한 패션을 선보이는 약 2천여 개의 점포들이 밀집해 있다. 아메리카무라 한복판에는 산카쿠코엔이 있어 젊은이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도톤보리에서 유명한 글리코상을 구경하는 신문방송사
도톤보리에서 유명한 글리코상을 구경하는 신문방송사

 도톤보리는 오사카 남쪽에 흐르는 도톤보리 강 주변에 형성된 유흥가다. 강을 따라 에비스바시부터 센니치마에도리까지 500m 가량 이어져 있다. 오사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거리로 하루종일 맛있는 냄새가 가득한 먹자골목이자, 오락실과 극장이 가득한 환락가다. 특히 다양하고 특이한 간판과 네온사인 등이 앞다투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도톤보리의 먹자골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커다란 게 모양 간판이다. 요란한 간판만큼 맛으로도 유명하며 게로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요리를 선보인다. 복어 요리 전문점은 거대한 복어 간판을 내걸었다. 특이한 간판을 건 가게가 또 있는데 거대한 용이 가게 지붕에 올라앉아 있는 라멘집이다. 도톤보리에만 여러 개의 지점을 운영할 정도로 인기다. 도톤보리 입구에 있는 제과업체 쿠리코의 마라토너 네온사인은 1935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오사카의 명물이다. 오사카는 물론 세계 각국의 명소를 돌아 도톤보리로 골인한다는 이야기를 지니고 있으며 밤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LED 조명이 켜져 화려함을 자랑한다. 우리에게는 글리코상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관광객의 필수 기념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다. 연수단은 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에서 LP 가게에 방문하고, 네컷사진을 찍는 등 추억을 쌓았다. 오사카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네컷사진을 기자는 추천한다. 필수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닌 야경과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 거리를 신문방송사 연수단과 함께 다녀와 배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현서진 기자 jinnix23@wku.ac.kr

서혜주 기자 hujshj101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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