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이 한 문장을 인터넷에서 확인하는 순간 바로 학회에 가고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몇 달간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올 초 원광대가 법학전문대학원을 유치했다는 뉴스를 보는 순간 지나가는 말로 남편에게 "나 한번 도전해볼까" 했다. 남편은 해 볼테면 해보라며 지원해줬고 중간중간 나처럼 설렁설렁해서 되겠냐며 의욕을 북돋아줬다. 그 당시 난 임신 초기였고 2008년 상반기는 무리되지 않게 LEET 시험과 논술에 도움이 될만한 많은 책을 읽으며 보냈다.

 어느 여름날 학교에 공지가 붙었다며 남편은 전화로 LEET반 모집을 알려주었고 이미 임신 7개월째로 접어든 나는 그럼 마지막 두달간 한번 올인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LEET 대비반에 들어가 매일매일 법대 4층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강의를 듣고 스터디를 했다. 함께 공부하며 가족같았던 LEET반 사람들은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는 내 가방도 들어주고 물도 떠다주고 에어컨 온도도 나에게 맞추어 조절해 주고 응급상황 발생시 대처 방안까지 마련해가며 여러모로 편의를 제공해 주었고 그 덕에 아무 불편없이 공부에만 임할 수 있었다.

 또한 LEET반 지도를 맡은 강승식 교수님은 매일매일 불편한 것은 없는지 공부는 잘 되고 있는지 내 일처럼 신경 써 주셨고 그런 여러 사람들의 배려속에서 시험날이 다가왔다.
 출산이 오늘내일 하는 속에서 시험 신청을 서울로 했기에 남편이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혹시 진통이 오면 가야할 시험장 옆 응급병원도 알아두고 만삭으로 배가 너무 많이 나와 일반 책상에서 시험을 볼 수 없어 맨 앞에서 따로 시험을 봐야했다. 그렇게 시험을 마치고 이틀 후에 무사히 출산을 했다. 산후조리원에서는 영어공부와 면접에 대비한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틈틈이 갓난아기를 남편에게 맡기고 저녁엔 면접 대비 스터디를 면접 전날까지 하였다.

 시간은 짧았지만 임신과 출산, 양육을 병행하며 준비한 시험이었기에 나에게는 참 긴 준비였다. 합격소식을 들었을 때 이건 나혼자 만의 힘이 아닌 여러 사람의 힘과 진리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하였음을 알기에 바로 감사 기도를 올렸다.
 이 결과는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다. 이젠 양육과 공부의 병행이라는 또 다른 숙제가 남아있지만 인생의 최종 목표를 위해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선택한 이상 최선을 다해 골인 할 수 있도록 평생 지금의 초심을 잃지 말고 가길 염원해본다.

김정선 (원광대학교 한약학과 0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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