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즐겨보는 신문 또는 방송에서 보도되고 있는 각종 소식들 중 밝은 소식과 어두운 소식의 수를 서로 견주어 본 적이 있는가. 기자는 요즘 각종 매체에서 전하는 기사들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것을 느낀다. 정치, 경제면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 국제면에 이르기까지 기사들을 보는 내내 미간을 찌푸린 듯하다.

'돼지 인플루엔자'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치인들의 뇌물 혐의 기사를 비롯해 불법 성매매 기사,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 기사, 경찰들의 비리 기사 등 어두운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자살과 관련된 기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돼지 인플루엔자'로 생명을 잃어가는 동안 한 켠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의 소식이 끊임없이 전해져 온다. 어떤 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어갔고 또 다른 이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며칠 전 살펴본 A신문의 사회면에서는 한 면 전체에 자살 관련 기사만 3개가 게재되어 있었다. 여기에 더해진 의사들의 탈세 소식은 그 지면을 더욱 어둡게 하기에 충분했다. 때문에 그 사이에 자리 잡은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사진은 마치 제자리를 찾지 못한 듯 어색해 보이기까지 했다. 훈훈하고 따뜻해 보여야 할 사진조차 우울하고 어둡게 보인 것은 비단 기자만의 착각이었을까. 게다가 제목만 보고도 저절로 머리를 젓게 만드는 가족 간의 살해 관련 기사들은 부모, 자식 간의 무너진 질서를 통해 무너진 사회의 질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어버이날, 아들에 의해 살해된 뒤 암매장을 당한 어머니의 기사를 접하면서 현재 반이 지나간 '가정의 달'의 무색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한 줄기 빛은 어디서나 존재하는 법. 무색해진 가정의 달의 의미를 회복할 날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미담기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사회의 어두운 사건, 사고들 틈에서 선로에 추락했던 여대생을 구한 용감한 '시민영웅'의 소식은 마치 더운 여름날의 더위를 가시게 해주는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앞으로도 우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신문의 지면과 기자의 안면을 환하게 비춰줄 수 있는, 시원하고 밝은 소식이 가득 전해져오길 소망한다. 시민들 사이에서의 영웅뿐 아니라 '정치계' 그리고 '경제계'에서도 하루빨리 영웅이 출현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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