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한겨레신문 보도에 의하면, 인터넷 '순정만화'로 인기를 모았던 만화가 강풀(32세 본명 강도영) 씨가 이번 학기부터 상지대 교수로 강단에 선다고 한다. 인기 인터넷 만화가 강풀 씨는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초빙교수로 임용되었는데, 강풀 씨는 '순정만화'와 '바보'를 인터넷에 연재해 수백만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특히 '순정만화'는 일본의 한 출판사와 1천만엔(1억원 가량, 우리나라 만화 단행본의 해외계약 사상 최고액)에 출판 계약을 맺었으며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강풀 씨는 상지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으로 석사나 박사학위가 없다. 박사학위를 받고도 교수가 되지 못해 시간강사를 전전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가운데 석박사 학위가 없는 사람이 대학 강단에 서는 일은 이례적이고 놀랍기도 하다. 한 직업에 초지일관 한 사람을 전문가로 우대하는 것은 김영삼 정부가 이른바 '신한국인'이라 하여 이미 사회적으로 부각시킨 바 있다. 그러나 교수자격의 기본요건인 석사학위도 없는 사람을 초빙교수로 임용해 대학생들을 가르치게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강풀 씨 사례는 앞으로 학력이나 학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그 일이 무엇이던 간에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인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젊은이들에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리고 이번 일은 우리 사회의 '실력주의' 중시와 '학력파괴'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교 시절의 성적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봐 일류 대학 진학에 학생 자신뿐만 아니라 부모까지 목을 매달았고, 그렇게 얻은 일류 대학 졸업장을 흡사 봉건적 반상사회의 양반문서처럼 써먹혔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사회도 이런 학벌보다는 개인의 실력과 자질을 중시하는 실력주의사회(meritocracy)로 변해야 한다. 강풀 씨의 교수 임용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