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서동축제'의 유래는 서동요로부터 시작된다. 선화공주의 사랑을 얻고 백제 30대 왕인 무왕으로 등극한 서동의 탄생지가 바로 익산이다. 1969년 '마한 민속제전'으로 시작한 '익산서동축제'는 익산이 서동요의 본고장임을 알리기 위해 2004년부터 서동축제로 명칭을 변경해 열리고 있다. 올해는 커플운동회, 사랑의 헌혈, 프로포즈 이벤트, 사랑콘서트 등 총 40여 종의 다양한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원한 사랑노래, 러브 프로포즈 서동요'라는 주제로 개막한 서동축제는 4일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기자는 첫 서막이 열리는 30일 그 곳을 찾아갔다.
'익산서동축제'현장에 도착한 순간 많은 사람들이 모두 즐거운 표정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그 누가 와도 될 만큼 많은 볼거리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었다.
기자가 처음으로 간 곳은 입구 바로 앞에 있는 '정크아트'였다. 익산시에서 최초로 버려진 폐자원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들어 전시한 것이다. 버려진 것으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웅장한 공룡들, 깔끔하고 정교하게 만든 로봇과 동물들은 사람들을 많이 불러모을 수밖에 없었다. 정크아트에서 사진을 찍고있던 노부부는 "집밖을 나오기 싫어하는 부인을 오랜만에 데리고 데이트를 한다"며 "청춘 때는 많이 나왔지만 나이 먹고서는 잘되지 않았는데 마침 근처에서 서동축제가 열려 데이트겸 왔다"며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바로 오른쪽 길에는 먹거리장터가 있었는데 양 옆에서 흘러나오는 음식의 냄새에 시끌벅적한 축제분위기는 정말 돈주머니에 손이 안갈 수가 없었다.
작은무대 뒤에 큰 호수가 하나 있었는데 그 호수를 따라 길이 나 있었다. 연인들이 걷기엔 정말 기가막힌 코스라고 생각했다. 마침 그 옆을 지나가는 젊은 커플은 "데이트코스를 찾다가 마땅한 곳이 없었는데 마침 서동축제를 해 여자친구와 같이 왔다"며 행복한 발검음으로 길을 걸었다. 호수쪽에서 나와 체험관 쪽으로 발을 옮겼다. 이젠 수많은 프로그램을 직접체험해 보기로 했다. 화장품 만들기, 천연염색, 쿠키만들기, 상감공예, 석고아트, 양초․거울만들기, 나무공예 등 하나하나 전부 다 체험해 보고싶었지만 티켓을 구매해야 해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체험을 했다. 제기차기를 하면서 동심의 세계에 빠졌다. 그 옆에선 아이 둘과 부모가 양초와 거울을 만들고 있었는데 "가족과 함께 오기에는 정말 최적의 장소인 것 같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좋다"며 "아이들은 힘들지도 않은지 계속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해 힘들지만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을 볼 때 다시 힘이 생겨요"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부인은 "밖에 잘 나오지 않는 남편을 데려오느라 힘들었다"며 "그래도 이렇게 나와 같이 시간보내주는 것이 고맙고 앞으로도 가족에게 할애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점점 해가 저물고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는 오후 7시가 되자 중앙무대에서 뭔가를 준비하는 듯 시끌벅적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본격적인 오늘의 주행사가 시작되려는 것 같았다. 중앙무대 객석에는 어린아이와 가족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참석했다. 고등학교 동창이시라는 할머니는 󰡒5명 모두 익산에 살고 있어서 이번 축제에 참여하게 됐는데 축제뿐만 아니라 간단한 저녁식사도 같이 먹는 친한 사이다󰡓라고 말했다.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는 "익산의 고유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현대 사람들에게 축제로서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며 "그런데 사람들은 축제를 단지 그냥 축제로 즐기려고 하는데 서동왕자가 준 귀중한 역사를 익산시민은 잘 간직해야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되자 서동축제의 백미인 서동왕자와 선화공주의 혼례식이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백제시대의 궁중 혼례식이 재현됐다. 이러한 옛 혼례식을 현대에서 잘만 활용하면 특별한 혼례가 될 것 같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천년 전 서동과 선화의 사랑과 따스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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