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에서 세계화를 찾아 널리 전파하자’고 강조하는 박맹수 교수. 박 교수는 원불교라는 ‘다리’를 통해 학생들에게 우리역사를 가르치고 소통하려 노력한다. 학생들과의 작은 추억과 자료 하나 버리지 않고 연구실 가득 모아두는 섬세함을 가진 박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편집자


Q. 교수님은 어린 시절 어떤 학생이셨습니까?
철이 일찍 든 학생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했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 생활해야 했죠.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외할머니와 지냈으며 이후엔 서울로 올라가 객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생각도 많았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았습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책임감도 강하고 주어진 환경에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 일하기보단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의 역량을 발휘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때부터 ‘자신에서 주어진 힘든 상황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좌우명 아닌 좌우명도 생겼습니다.

Q. 원불교와의 인연은 어떻게 이뤄지셨습니까?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이게 바로 제 이야기입니다. 중학교 시절 앞자리에 앉은 친구가 원불교 신자였습니다. 그때 마침 잦은 객지 생활로 지쳐있고 외로웠던 저에게 원불교의 9개 조항 ‘일상 수행의 요법’의 가르침은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원래 마음은 고요하지만 외부의 압력으로 분노한다. 그러므로 우린 끝없이 수양해야 할 것이다’라는 이 구절이 신선의 말씀처럼 와 닿아 바로 친구를 따라 원불교에 입문했습니다. 아직까지 그 친구와 두터운 우정을 쌓고 있습니다.

Q. 원불교학을 가르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입니까?
원불교 자체를 선전하거나 홍보하는 과가 아닙니다. 원불교라는 ‘다리’를 통해 세상을 보고 배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전통•사상을 통해 유•불•도를 이해하고, 종교가 사회과학적으로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는 과정입니다. 그 후에 원불교의 교리 혹은 경전에 입문해 내 안의 고뇌를 수양하는 것이지요.
우리대학은 계열필수에 ‘종교와 원불교’라는 과목이 있죠. 저는 ‘종교와 원불교’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원불교의 위대한 인물을 조사해오라는 과제를 내줍니다. 어떤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복사해 오거나 레포트 사이트에서 쉽게 과제를 해오곤 하죠. 하지만 그런 학생들과는 대조되게 생활과학대 어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서로 한 팀을 구성해 원불교의 위대한 위인 윤희순 씨를 조사하러 춘천까지 방문했죠. 그 후 수업시간에 멋진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를 마친 학생들도 자신들이 그렇게 해냈다는 것에 대해 뿌듯해했고 저 역시 그들에게 감동받았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학생이 교수에게 배운 것도 있지만 교수가 학생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다는 것을. 덕분에 그 학생들을 보고 다른 학생들이 분발했고 종강이 가까워질수록 학생들의 태도는 날로 발전해 학생과 교수가 서로 만족하는 수업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Q. 교수님이 저술하신 책의 대다수가 우수도서로 선정됐는데, 그 비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비법이라 할 것은 없고요(웃음). 최근에 우수도서로 선정된 ‘동경대전’을 예를 들면 ‘우리역사 안에서 세계화를 찾자’는 주제를 갖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비법’ 아닌 ‘비법’ 아닐까 합니다. 글로벌을 주창하는 이 시대에, 사람들은 세계화를 위해 자꾸 해외로 나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세계적임을 우리 속에서 찾고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 조화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경대전’뿐만 아니라 다른 도서들도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저술하고 있습니다.

Q.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학생들과 많이 접촉해 함께 커피도 마시고 견학도 다니고 싶습니다. 딱딱하고 틀에 박힌 대학 수업에서 벗어나 교수와 학생이 서로를 자극하는 수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대학은 자신이 뭐든 발로 뛰고 스스로의 힘으로 해내야하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그러므로 학생들 모두 우리대학의 장점을 잘 살려 앞으로 자신의 미래에 두터운 디딤돌을 만들고 졸업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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