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 박상흠 동문(한의학과 82학번) 동양학과 가슴 한 켠 운명적으로 만나 지금껏 최선을 다하며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의 이름표를 단 박상흠 동문. 모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학우들에게 자긍심 일깨워주고,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자연의 한의학을 다루는 사람

 “원광대학교에 진학한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단언할 수 있죠”. 후배들에게 학교의 자긍심을 그 누구보다 일깨워주려는 박상흠 동문은 현재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어떻게 한의학과의 인연을 맺게 됐을까. “중학교 때 한문 시간이었습니다. 한문을 써내려 가는데 가슴 한 켠에 어떤 미묘하고 들뜬 기분이 들었죠. 동양학에 인연은 그 때부터 인 것 같습니다”. 박 동문은 옛 유년시절에 젖어 잠깐 가졌던 막연한 바람이 민들레 홀씨처럼 생각의 인자가 현실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동문은 “정신은 주관격이며 육체는 종속격입니다. 그 속에서 질병이란 정신과 육체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인거죠”라고 말했다. 우리들의 인체는 ‘소우주’라는 말처럼 한의학에서 인체는 ‘대우주’를 축소한 것이라 한다. 이는 불교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구절이나 성경에 ‘하느님의 형상을 빌어 인간을 만들었다.’는 대목, 동학의 ‘인내천’과 의미가 상통한다.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박 동문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조용하고 그리 튀는 학생은 아니었다. 그러나 청년기에 접어들면서 다들 그렇듯, 현실에 대해 고민했다. 바로 그 시절이 박 동문을 변화시켰다. 과거, 박 동문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오늘날 그의 모습에 뜻밖이라 말한다. ‘서울특별시한의사회’ 부회장 등 현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까지 내성적이었던 박 동문은 현재 한 협회의 대표를 맞을 만큼 다방면에 능통하다. 감탄을 금치 못한 채 경력의 비결을 묻자 “위 경력에 걸맞은 역할을 다 하지 못해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우리사회와 함께 공존하며 발전해야 된다는 생각은 놓질 않았습니다”라며 모든 부분에 있어 긍정적 가치를 세상 속에서 극대화하고자 했던 열의를 보였다. 박 동문이 수행하고 있는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직은 회장과 수석부회장이 함께 출마하는 ‘러닝 메이트’형식으로 회장을 도와 회무의 중요한 부문을 관장하고 회장의 유고시 그 역할을 대행하거나 인계받도록 돼있다.

한의사로서의 보람과 아픔 

십 오년 전, 여덟 살 된 예쁜 여자아이가 가족들과 함께 한의원으로 들어왔다. 보름 전 부터 일어서지 못하는 그 아이를 양방에선 소아마비라 했다. 아이의 상태를 보고 그는 한의학적 진단과 그에 맞는 시술을 시작했다. 약 일주일이 지나자 그 아이는 예전의 모습을 돼 찾았다. 또 당뇨병으로 인한 백내장 수술 후 실명 된 노인이 침 치료를 받은 후 “눈이 어스름하지만 현태가 보인다”고 했다. 이렇게 한의사생활에 있어 보람되고 힘이 될 때도 있지만 박 동문에겐 아주 가슴 아픈 환자가 있다. 가슴에 맺힌 게 너무 많지만 꿋꿋이 바른 생각으로 열심히 생활한 아주머니가 있었다. 정신과에서 수년째 우울증약을 타 먹지만 의지로 버텨나가며 답답할 때마다 박 동문을 찾아 대화와 마음을 나누던 분이었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올곧은 마음을 갖고 계시던 그 분의 발길이 어느 순간 끊어졌다. 나중에 그 아주머니의 소식. 달려오는 전동차에 몸을 던졌다는… 그 때의 비통함과 무력감을 아직까지 박 동문에게 잊을 수 없는 아픔으로 서려있다.

그가 사는 오르페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영원한 사랑과 보이지 않는 운명으로 엮여져 있는 세상살이. 1년 반 전, 박 동문은 「도시의 오르페」라는 장편소설을 썼다. 희랍신화 「오르페우스 신화」에서 제목을 차입한 것으로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라는 근원적 사랑에 대한 물음을 독자에게 되묻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통해 알 수 있는 박 동문의 소통방법. 그는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물질문명이 아니라 자연과 교감하며 살 때 진정 평화로울 수 있다며 한의학이란 매개체로 세상과 소통한다. 또한 그는 대한한의사협회산하에 소속돼 서울시지부가 조직하고 대한한의사협회중앙회가 후원하는 봉사조직 ‘Hi~허준의료봉사단’을 통해 독거노인과 어려운 형편의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

후배들에 대한 당부

오늘이 연결돼 내일이 된다며 살면서 내일의 포부를 밝히지 않았던 박 동문. 그는 ‘되고 싶다’고 되거나 ‘피하고 싶다’고 피해지지 않는 것이 세상사인 걸 알기에 지금 이 순간을 최선으로 살아갈 것이다. “사랑하는 후배 여러분, 학업에 정진하시고 이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주십시오. 우리모교에 자긍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진심입니다”. 그의 모교사랑은 남다르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말하는 박 동문. 자리가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는 것을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전해주며 그와 함께한 인터뷰를 마친다.

* 대한한의사협회 : 우리나라 한의사들을 대표하는 기구로 전 세계적으로 한의학을 전파하려는 한의사단체. 박상흠 동문 프로필 2010~.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 2006~ 10. 서울특별시한의사회 수석부회장 2005. 서울특별시한의사회 회장직무대행 및 비상대책위원장 2002. 서울특별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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