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시작하는 신정이나 자신에게 큰 일을 앞두고 우리는 미래를 점치기 위해 점 집을 찾곤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에게 있어 불안한 미래에 대한 궁금증과 소망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봤을 법한 사주. 인적이 드물고 길가 모퉁이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점 집들에서는 자신에게 걸려있는 소송이야기나 가족사 등 어렵고 힘든 ‘점’을 보기 위해 점집을 찾는 이들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사주 카페나 타로 카페 등 심심하거나 재미로 점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중국의 고대사회에서 나라의 중대한 행사가 있기 전에 별자리를 통해 가늠했던 것이 점 의 기원이다.

이처럼 별자리를 연관 지어 점괘를 읽는다 하여 점성술로 불리었고 그 뒤 점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져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 됐다. 점을 팔괘, 오행, 육효 기타의 방법으로 길흉화복을 미리 판단하는 일로 설명한다. 또 학문적으로 주역이라 하며 주역은 당나라와 송나라를 시작으로 사람들의 연월일시와 연관해 사주학으로 발전했다. 점의 형태는 무당들이 보는 신장점, 성명철학, 관상학, 수상학 등이 있다. 사주학은 음과 양으로 또 오행(수화목금토)로 나뉘었다.

자신이 태어난 년,월,일,시와 음양오행을 연관시켜 운명을 점치는 것이 사주학이라고 한다. 우리가 찾는 사주카페는 이런 사주학을 통해 운명을 점 친다. 기자는 지난 20일 전북대 앞에 2년째 운영 중인 사주카페를 찾았다. 서울에서 철학관을 운영하다 전주로 내려와 사람들의 사주를 점치고 있다는 일랑(51세)씨. 사주를 보러오는 이들 중 가장 많은 비율에 대해 묻자 20대 30대 사이의 여성이 많이 찾는다고 답했다. 찾는 손님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애정에 관해 궁합을 보러 오거나 애정에 관한 자신의 사주를 점친다고 이야기했다. 어릴 적 우연히 접하게 된 책 한권으로 사주를 공부하게 됐다는 일랑 씨는 현재도 끊임없이 사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일랑씨가 사주를 점치는 동안 한쪽에 펼쳐져 참고서로 사용하고 있는 책에 대해 질문했다. 그 것은 세기의 시간과 연,월,일을 담은 역대의 달력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음양과 오행을 분류하고 손님들의 운명을 점치고 있었다. 역대의 달력인 책 뿐아니라 사주를 보러오는 손님들의 자료는 사주공부를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별한 사주의 경우 자료를 모아 다시 공부하거나 다른 이의 사주를 보는데 자료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일랑 씨가 서울에서 철학관을 운영할 당시 찾는 이들은 모두 어렵고 힘든 주제를 가지고 점치러 왔다고 말했다. “인적이 드물고 어두운 분위기의 분위기였기 때문에 그랬던 이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사주카페를 운영하면서 찾는 이들은 심심하거나 재미로 찾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사주풀이를 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일랑 씨는 이어 “무당에게 치는 신장 점에 비해 사주풀이가 더 날카롭고 예리한 것 같다”며 “연,월,일,시로 운명을 점치며 자신의 연령별 운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사주가 좀 더 구체적이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카페에서 사주를 보고 있는 이는 많았다. 일랑 씨의 말대로 20대가 많았고 여성이 대부분이였다. 사주를 보고있던 곽은지 (전북대, 공과대학09학번)양은 “점을 잘 믿지는 않지만 호기심으로 찾게 됐어요. 점술가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라며 “저에게 이런 부분이 있다는 점을 맞출 때마다 점에 대한 믿음이 더 올라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주는 타고 나는 것도 맞지만 자신이 흐름을 바꿔가는 것도 맞다고 생각해요” 라고 말했다. 일랑 씨는 사주가 동양철학에서 시작된다며 특별하고 정확한 교과서는 없지만 학설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주카페나 철학관에서 보는 사주는 점술가들이 점치며 사주가 타고난 팔자에 의해 지어진다는 관점이다고 했다. 또 동양철학에 관해 강의하는 학자의 입장에서는 운명은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랑 씨에게 사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인생의 좌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생에 있어서 일기예보와 같은 것 같다. 소나기 때 비를 맞지 않기 위해 미리 우산을 챙기 듯 미리 자신에게 있을 길흉화복을 준비하고 예방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지요”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대학에도 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국승규 교수(경제학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국 교수가 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묻자 이는 자신의 힘든 상황에 대해 정신통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다가 종교를 알게 되고 기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한다. 이어 신념에 관심을 갖게 되니 사주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다 했다. 국 교수는 ‘사주에 사람들이 의지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사회가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데 특히 대학생들의 경우 취업문이 좁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주된 배경인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또한 국 교수 한 때는 무당을 만나고 점을 보러 다니며 맹신했었다고 이야기했다. 점에 대해 연구하고 사주 명리학을 공부했었다고 한다. 그가 공부하면서 또 시간이 흐르며 느끼는 바가 있다고 했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간접경험을 하며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어가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는 것처럼 관념체계 즉 카르마에 맞춰 행동을 하면 자신의 운명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있어 운명은 자기가 만든 가치관 그리고 그에 따른 집념과 신념 행동에 따른 노력이다”며 이어 자신이 사주에 대해 공부를 하다 그만 둔 이유라며 설명했다.

국 교수는 점은 참고자료로 자신의 운명에 원용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고 한다. 맹신해서도 안 되며 그렇다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사람들은 힘들고 답답할 때 불안하고 조급할 때 의지할 곳을 찾기 마련이다. 그 때 찾는 점을 맹신하게 된다면 독이 될 수 있다. 운명이 타고난 팔자에 따라 흐르게 된다면 가만히만 있더라도 내 운명은 흐르고 있기에 노력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사주풀이가 운명을 좌우한다는 일리가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점은 자신의 운명에 있어 참고사항으로 그저 하나의 위안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들어는 많은 이들이 사주를 재미로 찾는 것이 대부분이기는 하나 아직도 많은 이들은 점을 믿고 따르기도 한단다. 하지만 우리들이 믿고 따라야 할 것은 점이 아니라 가장 먼저 믿고 자신있게 행동할 자기 자신이 아닐까.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