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전주에서 ‘흰 자작나무 숲의 시간’이란 제목으로 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있는 백학기 동문. 영화감독과 다양한 직업이력 속에 담긴 그의 가슴시린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시인·영화감독·영화배우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백학기 동문을 전주 완산구 ‘주간현대신문사’에서 만났다.
‘흰 자작나무숲의 시간’이란 제목의 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있는데 백 동문은 현재 전주영상위 아시아영화유치단장도 역임하고 있다.
그는 영화감독과 배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30여년을 고뇌와 방황으로 보냈다.
그가 이번 영화를 제작하게 된 동기는 영화에 담긴 일생의 추억 때문이란다. 영화감독인 그의 삶 속으로 빠져보자.

스며들지 않은 바람
어렸을 적에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학창시절 소설과 시에 빠져 공부는 뒷전이었다. 우리대학 출신인 박범신, 양귀자, 윤홍길 작가를 보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대학시절 ‘스며들지 않은 바람’이라는 소설을 썼다.
“한 젊은이의 삶과 영혼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야기에요. 1학년 방학 때 강원도 묵호에서 오징어잡이 배를 탔었죠. 이 소설은 한 달 동안 오징어잡이 배를 타면서 힘들었던 기억들을 회상하며 썼어요”. 그의 첫 소설인 ‘스며들지 않은 바람’은 원광대신문 공모전에 당선됐고 이후 연재소설을 쓰는 등 다양한 문학 활동을 꾸준히 했다. “당시의 대학생들은 다른 대학 신문들을 바꿔보는게 유행이었어요. 타 대학 학생들이 원광대신문에 실린 제 소설을 보고 저를 많이 좋아했다고 합니다. 특히 서울소재 대학생들에게 제 인기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죠(웃음)” 누구나 젊은 시절 고뇌와 방황을 하기 마련이라는 그는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야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꿈꾸던 영화인의 삶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삶을 영위하고 경제적 기반까지 쌓는다면 최고의 직업이죠. 그러나 모두가 사회에 진출해서 자신이 꿈꾸던 삶을 살 순 없어요” 젊은 시절 교사와 언론인 생활을 했지만 이 직업들은 그에게 행복과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단다.
“3살 때부터 아버지 손을 잡고 영화관을 갔어요. 아버지는 전국의 여러지역을 돌아다니며 소위 ‘문화영화’를 상영해 주는 책임자였죠” 그는 어렸을 적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영화감독과 배우의 길을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꿈을 이룬 그는 영화 현장에 가면 늘 마음이 편해진단다. 영화감독과 배우 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고 묻자 “‘오성대반점’이란 영화를 찍으면서 6개월 동안 중국 전야를 돌아다녔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여행으로 가면 글과 기억으로 추억이 남지만 촬영을 하면 영상에 담아 낼 수 있어 삶이 풍부해지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죠” 직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어 지금 그의 삶은 행복하다.

 전주, 그리고 ‘흰 자작나무숲의 시간’
그는 현재 ‘흰 자작나무숲의 시간’이란 영화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고향인 전주를 배경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요. 오래된 골목과 전주천 그리고 야산 곳곳은 옛 추억의 향수를 떠오르게 해요” 어렸을 적 뛰어놀았던 공간의 추억들을 엮어 아름다운 영상을 만드는 것이 이번 영화의 목표이다. ‘사랑과 상실’이란 주제의 이번 영화는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상실과 구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꿈이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그 ‘무언가’에요. 한순간의 꿈에 그치지 않고 이뤄야 할 ‘무언가’를 찾아 행동과 실천으로 옮기는 거죠” 지나간 인생은 후회하지 않겠다는 그의 직업에 대한 열정과 포부가 빛나 보였다.

후배들에 대한 당부
“저는 영어영문과를 졸업했지만 다른전공의 길로 가고 있어요. 그러나 전공은 직업의 기회를 가져다주죠. 학생들은 이러한 기회를 소홀히 여겨서는 안돼요” 후배들에게 학교생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전공과목을 취미로 공부하지 마세요. 직업과 연관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하죠” 감수성이 예민했던 대학시절, 세상에 대한 꿈과 포부가 커 좌절도 많이 했다. 그래서 그에게 모교는 학창시절의 상처와 영광이 깃든 곳이란다.
좌우명을 묻자 “‘세상을 살아가는데 기개가 있어야 된다’, ‘고금을 알고 천지를 알라’입니다” 몸 안에 내재 돼 있는 자신의 큰 포부와 옛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알고 세상을 살아가라는 뜻이죠. 호연지기의 뜻을 키워 위대한 성인이 되라고 당부했다. 12년의 세월을 영화인으로 살아온 그는 생이 다하기 전까지 자신의 추억을 영화로 담아내고 싶단다. 그의 다양한 인생의 목표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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