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경찰서에 흉기를 든 취객이 들어와 난동을 부린 사건이 있었다. 당시 경찰서 안에는 부하 허 모 경관과 상급자 전 모 경위가 있었고 허 경관이 취객을 방어하는 동안 상급자 전 경위는 이 상황을 방관하고 있었다.

허 경관은 의자로 방어하다 왼팔에 6~7cm가량의 상처를 입었고 경찰서 바깥에서 문을 붙잡고 취객이 나오지 못하게 가두고 있었다. 이 때 CCTV 속에 비친 전 경위는 경찰서 반대 방향으로 사라졌다. 몇몇 시민들이 허 경관을 도와 취객이 칼을 떨어트리도록 도왔고 신고해 곧 순찰차가 도착했다. 시민들이 돕지 않았다면 훨씬 더 위험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전 경위는 취객을 제압하기 위한 도구를 찾으러 간 것뿐이라고 해명했고 경찰은 상급자로서 상황을 장악하지 못하고 하급자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그를 다른 지구대로 인사발령 시켰다. 그는 원래 직급이었던 팀장에서 팀원으로 내려가는 조치를 받은 후 현재 징계를 검토 중이다.

이 사건은 CCTV 동영상이 뉴스에 보도되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퍼지면서 한동안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난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위의 상황에서 상급자 전 경위의 행동에서는 책임감이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상급자는 하급자를 이끌고 보호해야 하는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 인사발령은 그가 한 행동으로 보아 하급자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지휘 책임자로서 임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을 지키는 믿음직스러운 경찰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자칫 한 사람으로 인해 전체가 피해보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사건 당시 전 경위는 3단봉과 가스총이 장착된 허리띠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은 별일 아닌 듯 넘길 수도 있지만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가장 기초적인 복장조차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또 한 번 그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나 자신감을 찾아볼 수가 없다.
학생인 우리들도 학교 또는 가정에서 맡은 바가 있고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이는 자신의 직업, 직책에 맡은 바 최선을 다해야만 부끄러움 없이 당당할 수 있다. 하늘에게 부여 받은 직업이라는 뜻을 가진 ‘천직’이라는 단어가 있듯이 모든 직업은 귀하고 소중하다. 대한민국의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책임과 임무를 다한다면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 그 어렵고도 당연한 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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