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정보화·세계화 시대로써 우리는 각종 매체들(TV, 인터넷 등)로부터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통신매체가 고도로 발달된 현재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정보의 생성과 소멸주기가 매우 짧아지고, 그것을 습득하고 활용하는데 있어 더 많은 고도의 정신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고등정신능력의 핵심은 창의적인 사고 능력이라 할 수 있으며 디자인적 사고의 기반 역시 바로 창의적 사고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국가는 산업 전략적 분야로 디자인을 양성함으로써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생산하여 국가 경제력을 제고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디자인의 가치를 경제적 측면보다 문화적 측면에서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디자인이 단지 물질적 이익이나 경제적 이익에 앞서 과연 우리가 디자인을 통해 어떤 방식의 삶을 원하는지 해석하고, 삶의 방식을 창조해내는가에 관여하는 중요한 문화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 문화란 그 시대의 사회구성원들의 공통된 생활양식이며 그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경험하게 되는 일련의 무형적·유형적 가치로서 공동체적 삶의 바탕이 되는 사회유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은 우리 자신과 공동체적 삶 모두에 대한 핵심적인 문화행위로 강조되어야 한다.

 이렇듯 디자인은 우리사회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디자인이 아닌 것을 찾아보기란 힘든 일일 것이다. 자연 그대로가 아니면 인간의 손이 닿은 그 어떤 것도 디자인이 아닌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방안의 가구를 편하고 아름답게 배치하고, 메이크업을 하는 일, 책을 고르는 일, 일기를 쓰는 일, 등도 넓은 의미에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개인적 차원의 디자인 행위는 그 행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고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즉 디자인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전문가들이 행하는 디자인의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들을 행하는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디자인적으로 살아가려면 어떤 생활방식을 가져야하는가? 먼저 자신의 일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그것에 대해 집중하고 그 문제를 심도 있게 관찰하는 행위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주의깊은 사물과 현상에 대한 관찰은 문제의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기도 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관찰은 반드시 사고를 동반해야 한다. 그저 보고 지나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자체로써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하는 것이다.

 나의 일상이 어떠한 변화를 요구하는지, 내가 원하는 새로운 생활의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사고를 해야 한다. 즉, 내 삶에 대한 자성과 반성이 디자인적 행위를 위한 지각적 토대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광의적 의미에서 디자인은 어떠한 행위로 표출되는 시각적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적 삶의 종국은 관찰과 사고가 결집되어 나타나는 생활의 변화 또는 삶의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본다.

 즉 생각하고 구상했던 것들을 나의 의지에 의해 행위로 표출될 때, 디자인적 삶으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디자인이라는 보편적 관념을 넘어서는 삶의 한 방식이라 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을 자신의 요구와 의지에 따라 디자인해 나간다는 면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적인 삶의 방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며, 개인의 인생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김 희 정 (시각정보디자인학과 강사)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