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점가에서는 이른바 '영화소설'이 인기다. 영화소설은 개봉된 영화가 '소설'로 다시 쓰여진 것을 말하며, 기존에 소설을 영화화 한 것과 반대다.

 영화 <남극일기>, <연예의 목적>, <친절한 금자씨>, <태극기 휘날리며> 등 국내의 많은 영화들이 개봉 후 다시 소설화 되어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영화뿐 아니라 실제로 할리우드의 인기영화는 장르를 막론하고 소설로 발간되고 있다.

 특히 몇 달전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외출>은 영화와 함께 소설 『외출』(김형경/문학과 지성사)이 일본어판으로도 출간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영화소설인 『외출』을 읽은 박현진 군(경영학부 1년)은 "영화 못지 않게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소설은 시청각매체인 영화를 문학화 시킨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문학의 창조성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되고 있어 주목된다.

 왜 영화를 문학화시킨 작품이 비판받고 있을까?
 바로 창조성의 문제이다. 작가가 한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좋은 소설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문학화시키면 작가는 그 시청각매체에 대한 영상을 바탕으로 감독이 연출한 화면에 이끌려 글을 쓰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 즉 발상의 독창성이 무시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독자들의 능동적 해석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매체들은 시청자가 수동적으로 그 영상에 이끌려 가기 때문에 독자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사실상 영상으로 이미지가 굳어진 것을 활자매체로 다시 탈바꿈하는 것은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최수영 양(복지보건학부 1년)은 "영화소설 형식의 책을 읽어보았지만 기존의 소설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인물의 심리묘사라든지 배경묘사가 영상이 떠올려져 상상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흥행에 성공한 영화의 지명도를 빌려서 문학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학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는 평이다.

 만약 영화에 이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다할지라도 독자는 책을 읽는 내내 영상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결국 활자매체에서 느낄 수 있는 상상력도 무시가 되고 작품에 대한 독자 자신의 해석도 하나로 모아질 것이다.

 그러나 영상매체가 도래하면서 줄었던 독서량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영길 교수(문예창작학과)는 "상업적 요소로 소통매체를 달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지만 흥행에 성공한 영상 예술품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알아보는 데는 기존의 원작대본을 책의 형태로 발간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며 "특히 시청자에게 영상물이 어떤 과정으로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정보로서 가치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논란을 낳고 있는 영화소설. 문학의 창조성을 무시한 작품인가? 아니면 새로운 문학장르의 창출인가?

 정교수는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흐름에서 판단할 일이지, 섣불리 옳다 그르다 판단할 일은 아닐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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