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산 김대거 종사 탄생 100주년 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중앙총부 '원불교 역사박물관 기념전시실'에서 기념전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기념전은 '봉황에서 사자좌까지'라는 주제로 5월 15일부터 6월 15일까지(월요일 휴무) 개최됩니다. 김대거 종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업적과 일생을 짚어봤습니다.
 
 
 지난 18일 대산 김대거 종사(이하 대산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취재하기 위해 중앙총부 원불교 역사박물관을 찾았다. 원광보건대학을 지나 중앙총부에 발을 들였지만 원불교 역사박물관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중앙총부 내에서 산책하고 있던 행인에게 길을 물어 박물관의 위치를 파악했다. 중앙총부 정문의 맞은편으로 길을 따라 걸었다. 5분 정도 걷다보니, 건물에 걸려있는 현수막이 눈에 익었다. '봉황에서 사자좌까지'라고 적힌 '대산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전' 홍보 현수막이었다. 
 원불교 역사박물관은 원불교의 역사와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일생을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다. 대산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전은 박물관 내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됐다. 박물관에 들어가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으로 돌아서니 기획전시실이 보였다. 주말이라 관람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시실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학생회관 1층 피닉스샵 정도의 규모랄까.
 기획전시실 입구 오른쪽에 전시되어있던 병풍과 옷가지를 시작으로 전시관 벽면을 따라 그의 업적과 일생이 그려졌다. 벽면에 걸린 전시물은 ▲좌포와 만덕산의 불연(佛緣)들 ▲출가의 스승을 모시고 ▲정교동심(政敎同心)을 실천하며 정계인사 교류 ▲길룡 탁근-신룡 개화-계룡 결실의 문을 열다 ▲주세 교법을 천명하다 ▲왕궁과 수계에서 사람 농사를 지으며 ▲국내외 훈련원을 지어서 ▲하와이에서 원력을 세우시며 등 총 8개 테마로 구성됐다. 대산종사가 태어나 출가를 결심하고 열반하기까지의 일생이 세세하게 기록돼있었다. 
 8개 테마 중 '하와이에서 원력을 세우시며'가 기억에 남았다. 이 테마에는 원불교의 영향력을 국외로 확장시키려는 대산종사의 노력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대산종사는 1996년 5월 미국 하와이를 순방했다. 해외포교 활동과 하와이 국제훈련원 봉불식 참석을 위해서다. 그는 하와이에 머물면서 하와이 원주민과 진주만 폭격, 태평양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천도재를 지냈다. 천도재는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을 뜻한다. 
 대산종사는 '기원문결어'를 붓글씨로 적은 목판 20여개를 갖고 있었는데, 하와이 출국 전 해외포교활동을 위해 준비했다고 한다. '기원문결어'는 대산종사의 바람이 적힌 기도문이다. '기원문결어'에서 기원문은 '바람을 적은 글'이며 결어는 '총체적 결론'이라는 뜻을 갖는데, 이는 '간절한 기원의 마지막 결론'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 기도문을 미국 본토, 그리고 미국 곳곳에 위치한 교당에 보냈다. 당시 그는 미국에서 포교활동을 하면서 '일본보다 미국교화가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전시관 가운데는 대산종사의 유품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법명증, 놋그릇, 굴림봉, 침구세트, 염주알 깎는 기계, 자명종, 거울, 안경, 염주 등 종류도 다양했다. 그 중 '염주알 깎는 기계'가 눈길을 끌었다. 염주알 깎는 기계는 생김새가 커피 분쇄기와 유사했다. 덮개가 있고 덮개 꼭지 부분에 회전할 수 있도록 제작된 손잡이가 달려있다. 아마도 덮개 안에 염주알을 넣고 덮개를 덮은 후, 손잡이를 잡고 시계방향 혹은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리면 염주알이 다듬어지는 방식인 것 같다. 길이는 손바닥 두 개를 나란히 놓은 정도이며 폭은 손바닥 하나 정도로, 마음만 먹으면 휴대할 수 있을만한 크기였다. 염주알이 어떻게 다듬어지는지 궁금했으나 전시용이기에 꺼내볼 수도, 직접 사용해볼 수도 없었다.
 대산종사가 활동하던 시절 원불교는 국제종교자유연맹(IARF)과 유엔 NGO에 가입해 영향력을 확대했다. 또한 이때 우리대학은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 우리대학은 선대들이 쌓아온 원불교의 '도(道)' 위에 세워졌고 현재까지도 '도'를 강조하며 발전하고 있다. 대산종사가 원불교 발전을 위해 헌신했듯, 우리대학도 그의 열정을 본받아 도덕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지켜나갈 수 있었다.
 대산종사는 1914년 4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서당생활 2년 만에 중퇴하고 1929년 대거(大擧)라는 법명을 받아 출가했다. 1962년에는 종법사로 선출됐으며, 이후 대종사 대각기념비와 정산 종사 성비 건립에 힘썼다. 『원불교 교전』, 『정산종사법어』, 『대산종법사 법문집 정전대의』, 『원불교 72년 총람』등을 간행했다. 그리고 1998년 9월 17일, 중앙총부 종법실에서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라는 말을 전하고 열반했다. 당시 세수 85세, 종법사 재위 33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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