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전주한옥마을에서 한복데이가 열렸습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우리의 옷 한복을 입고 즐기는 축제 한 마당, 한복데이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지난 4일 한복데이를 취재하기 위해 전주 한옥마을을 찾았다. 전주에서 시작된 한복데이는 부산, 울산, 대구, 대전 5개 도시로 확산됐고 행사를 위해 각 지역 대학생들이 기획단을 꾸렸다. 한복진흥센터가 주최하고 (사)전통문화콘텐츠연구소 연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올해로 3회를 맞이했다. 주제는 '우리 옷을 입은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였다.
  거리는 형형색색의 한복으로 가득했다. 아담한 돌담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사이로 기왓집이 마을을 채우고 있었다. 길을 걸으며 옛 정취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닭꼬치, 비빔밥 등 음식 냄새가 어우러진 골목길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 지난 4일 경기전 앞 무대에서 태평무 공연을 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는 풍물놀이, 가야금 연주, 옥타브, 태평무 등 다양한 공연이 마련됐다. 풍남문 광장과 경기전 주차장에서 보물찾기, 배씨댕기 만들기, 연 만들어 날리기의 행사가 있었고, 경기전 앞에서 OX퀴즈, 딱지왕 선발대회, 과거시험, 사군자 그리기, 캘리그라피, 한식판매, 한과 조리 및 나눔, 신데랄라 찾기 행사가 있었다. 그 외에도 선비놀이 문화체험, 승경도, 쌍륙저포, 솟대체험 등의 전통놀이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 당일 한옥마을에는 오전 7시부터 한복데이 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풍남문 광장에서는 한복을 가져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1만 원의 대여료를 받고 한복을 빌려주고 있었다. 주최 측은 2천여벌에 달하는 한복을 준비했지만 모자랄 정도라고 말했다.
  오후 1시 반에는 '천둥소리'의 공연이 있었다. 흥겨운 풍물놀이 공연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모았고 외국인 관광객, 노인, 어린이까지도 풍물패에 들어가 함께 춤을 추었다.
▲ 한복 입은 사람들이 음악에 맞게 춤을 추는 플래시 몹을 하고 있다.
  오후 2시 경기전 무대에서는 한복데이 개막식이 열렸다. 주최 측은 개막식을 통해 외국에서는 전통의상을 입고 축제를 참여하는 일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다며 이번 행사는 그런 의미에서 기획되었다고 소개를 했다. 개막식이 끝나고 곧바로 플래쉬 몹이 시작됐다. 250명의 참가자는 '문을 여시오' , '까탈레나' , '어이' , 'Love is an open door' 등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많은 관광객은 사진을 찍으며 플래쉬 몹을 흥미있게 지켜보았다. 오후 4시 반, 플래쉬 몹은 다시 한번 이어졌다.
  오후 5시 우리대학 동아리 옥타브가 경기전 앞에서 공연을 했다. 김범수의 '보고싶다' 외 몇 곡들을 열창한 공연은 한 시간 정도 이어졌고 반응은 뜨거웠다.
  가야금 연주와 태평무 공연 그리고 크리스티핑거스 공연 등이 끝난 후 오후 8시에는 무대에서 런웨이와 클럽파티가 열렸다. 세련된 한복을 입고 무대를 질주하는 참가자로 인해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전통 옷과 현대적 문화의 어울림이었다. 그렇게 한복데이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우리 고유의상인 한복이 활동하기 불편하고,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그 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아산정책연구원 아산서원 알럼나이 소모임 팀이 20~35세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일상복으로 한복을 입지않는 이유'에 '불편하고 디자인이나 색상이 부자연스러워서'라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이 35.6%에 달한다. '다른 사람들이 입지 않아서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대답을 한 사람이 20.7%, '가격이 비싸서'라고 대답한 사람은 19.5%, '태어나면서부터 한복이 일상복이 아니어서 입는 것 자체를 생각해보지 않았다'가 4%로 나타났다. 이처럼 젊은 세대는 한복에 대해 냉담했다.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스페인의 페리아드아브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카니발 축제, 일본의 하나비 축제는 자국의 전통의상을 활용해 진행된다. 한복데이는 365일 중 하루쯤은 국민들이 한복을 입고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지역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여 만든 축제다.
  한복데이 참여객의 수가 급증해 한복, 장소, 공연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복 확보에 맞추어 축제의 규모를 축소하기도 했다.
  처음 한복데이를 접했을 때 '불편하고 고리타분한 한복을 굳이 보러가야 하나?'라고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참여해보니 이러한 우려는 한순간에 불식 됐다. 전주한옥마을에서 만난 한복은 한옥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자녀와 함께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을 찾은 한 학부모는 "한복이 답답하고 활동하기에 불편도 하지만 입고 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복의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복이 이렇게 아름다운 옷인지 미처몰랐다"며 "그동안 우리의 전통에 대해 무관심했는데 이런 곳에서 전통의 의미를 찾을수 있게 돼 무척 보람차다"고 한복데이에 참여한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기자는 한복데이를 경험한 후 우리의 전통문화, 특히 한복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졌다. 한가한 주말, 우리의 전통을 찾아 전주 한옥마을로 떠나보는게 어떨까?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