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왜 가는가? 대학에 진학한 목적이 무엇인가? 우리는 이 질문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고 있는 이유가 어떤 것인지에 따라 학교의 존재 목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3월과 4월, 대학가는 여러 가지 갈등으로 시끄러웠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우선 중앙대학교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갈등을 살펴보자. 중앙대는 학과제를 폐지하고 전공제를 도입하며 모집 단위를 광역화하겠다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정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부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는 학생들의 반발뿐만 아니라 교수들의 반발까지 불러왔다. 이 과정에서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은 막말을 했으며, 막말을 포함한 부적절한 언행이 공개되자 중앙대 이사장직과 두산중공업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건국대학교 역시 학사구조 개편안이 공개되자 학생들이 릴레이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이 일었다. 건국대가 발표한 개편안의 골자는 학과제 강화와 일부 학과의 통폐합이다. 대학교의 구조조정은 학교 재정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대부분의 목적은 취업률을 높이는 데에 있었다.
   지난 2013년에는 구조조정이 아닌 다른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대학도 있다. 수원대학교 학생 50명이 학교법인과 이사장, 총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이유는 "학교 재정이 양호함에도 교육환경이 열악했고 개선되지 않아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원대는 학생들의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쌓아 왔고 2012년 결산 기준 3천 244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교육부 감사에서 이월금을 부풀린 사실 등 총 33개 부문에서 지적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올해 4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은 수원대 학생 50명이 낸 등록금 환불 소송에서 "학생들에게 30만~90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불명예스러운 사건의 중심이 된 학교는 물론 앞서 말한 세 곳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학교들이 이러한 사건에 휘말리는 것은 학교가 학교의 본분을 잊었기 때문이 아닐까? 앞서 언급한 각각의 사건을 통해 대학이 취업의 도구로,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더욱 높은 위치에 오르기를 원한다. 이때 합법적으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높은 학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학으로 몰린다. 게다가 과거에 비해 대학 진학의 문은 넓어져 있다. 이로써 대학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게 됐다.
   취업의 수단이 된 대학, 그곳의 구성원들이 학교를 교육의 장소로 소중히 여길 리가 없다. 그들은 학교를 기업화시키고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기 위한 곳으로 변화시켰다. 대학이 위험에 처하게 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한 사람들의 경쟁이나 대학 진학의 낮은 문턱이 문제인가? 그렇지 않다. 대학을 단순히 취업의 수단으로 생각하게 된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대학에 진학한 이유에 대해서 솔직하게 생각해 보고 이에 대한 답을 내릴 필요가 있다. 교육이 행해지는 곳이라고 해서 학교가 단순히 배움의 장소라는 답은 정답이 될 수 없다. 꼭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독학을 하거나 학원, 교습소 등지에서 충분한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취업이 어려워지고 중요해진 현대의 상황을 논외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학생이라면 학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고 건강한 대학을 위해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자문해 보자. 당신은 학교에 왜 가는가? 대학에 진학한 목적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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