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총학생회비와 별도로 학과에 납부하는 학생회비(학회비)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회비는 강제적으로 납부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강제가 아님에도 납부를 강요하는 경우가 학생사회에 비일비재하게 존재한다. 기자는 이러한 학회비 강제납부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본지는 2013년 학회비의 비용과 납부률, 운영현황 등을 조사한 바 있다. 당시 78개 학부(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개 학부(과)의 학회비가 평균 29만여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학회비 납부률도 87.8%나 돼 10명 중 8~9명이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학생회비에 대해 58.8%의 학우가 납부비용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절반이 학회비를 부담스럽고 액수 또한 적절치 못하다 생각하지만 대다수가 납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내키지도 않은 학회비를 납부할 수밖에 없었을까?
   모 학과 학생회의 경우 가정에 '학회비를 지불하지 않으면 학과생활에 불이익을 준다'는 내용의 우편물을 보낸 바 있고, 타 학생회의 경우 교수를 찾아가 학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학우에게 장학금을 주면 안 된다고 주장한 사례도 있었다. 무엇보다 학회비 납부를 본인의 자율에 맡기는 학과도 있으나 취재로 확인된 10여 개의 학과에서는 학회장이 1학년을 불러 납부를 강요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대학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 소재 'ㄴ' 대학은 학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며 선배가 후배를 폭행해 중상을 입힌 바 있고 또다른 대학은 미납 시 각종 행사참여 배제, 왕따를 조장하는 사건도 여럿 있었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학회비를 왜 납부해야 하고 어떻게 쓰이는지 모른 채 강제로 납부해야 된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또한, 대학생활 부조리로 학회비를 자주 언급하기도 한다.
   경상북도 경산에 위치한 경일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전국 대학 최초로 학과 학생회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걷던 30만 원 상당의 4년 치 학생회비를 학생회 측과 협의해 전면 폐지했다.
경일대는 학기마다 학생회비를 직접 수납, 관리하고 부족한 경비에 대해서는 교비를 지원하는 형태로 학생회의 운영을 돕고 있다. 학생행사 전부터 대학 차원에서 행사의 적절성을 검토한 후 학생 수와 규모에 맞춰 교비지원을 해주고 행사 후에는 정산을 받음으로써 투명하고 안전한 학생활동이 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일대는 매년 교비를 학과 학생행사 지원비로 책정하고 있고, 학생지원팀에서 학과행사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거친 후 지원 금액을 결정하고 학과교수진과 합동으로 지도까지 하고 있다.
   학회비 강제납부 사건은 비단 학생회의 잘못만이 아니다. 이런 사건을 알고도 방치하고 있는 대학에게도 책임이 있다. 등록금 내기에도 벅차 하는 학생들이 수십만 원에 달하는 학회비를 강제가 아님에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다. 이런 부담은 학부모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학과생활은 중요하며, 이를 연결시켜주는 학생회의 역할은 필요하다. 또한 학생회가 원활히 운영되려면 비용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학생회는 구성원과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학회비 납부를 강요하며, 납부하지 않았다고 왕따를 조장한다. 물가상승률을 무시한 과도한 학회비 인상을 하기도 하며 내역을 비공개처리하는 등 문제요소가 많다. 대학생은 어디까지나 학생 신분이다. 학생회는 투명한 학회비 운영과 더불어 학우들이 대학생활을 하는데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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