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주한옥마을을 방문하는 길에 세월호 분향소를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저 자기 갈 길이 바빠 무심하게 지나치기 일쑤였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뭔가 안타깝고 슬펐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 사건이 점점 잊히고 있음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이 일이 사라질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 날이었다.
 그 뒤로 영화 <덕혜옹주>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역사의 거친 풍랑 속을 살아간 조선의 마지막 옹주. 영화를 보는 내내 그동안 내가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너무 무심했구나, 생각했더랬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맣게 잊어버렸다는 사실에 내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졌다. 우리나라를 위해서 애쓰신 분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나는 그분들에게 감사하기는커녕 내 할 일만 하며 살았던 게 후회되는 날이었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나는 한국사를 공부해보기로 결심했다. 역사를 배우는 주변 친구의 말을 듣고 인터넷 강의를 듣기 시작했고, 한국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볼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사를 어려워하고,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실에 더 관심을 가지려고만 하지 딱히 예전 일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모두가 기억해야 하고,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역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더 흘러가버린 사건들을 기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지나간 역사를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다음 세대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정은지 (바이오나노화학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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