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5.7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풍계리는 핵실험장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세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자연지진인지, 인공지진인지를 가리는 결과를 기다렸다. 분석 결과 P파만이 검출됐다. 즉, S파와 P파가 있는 자연지진이 아닌,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이었다.                                                                                                           

  이번 핵실험의 폭발 위력은 최소 50kt에서 최대 160kt를 넘긴다는 예측 결과들이 나와 있다. 지난해 벌어진 5차 핵실험 위력이 10kt였다. 최소 5배가 넘는 위력 상승 폭을 보였다는 것이다. kt라는 단위에 대해 잘 모른다면 이 위력이 실감 나지 않을 수 있다. 1kt는 TNT 1천 톤의 위력이라는 것을 뜻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 일본에 두 발의 원자폭탄이 떨어졌다. 바로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떨어진 '리틀 보이(Little Boy)'와 3일 뒤인 8월 9일에 나가사키에 떨어진 '팻 맨(Fat Man)'이다. 이 원자폭탄들은 엄청난 인명피해를 냈는데, 리틀 보이는 16kt로 14만 명을, 팻 맨은 20~21kt로 4만 명에서 7만 명에게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수치로만 봐도 최소 50kt라는 것은 상당한 위협이다.

 
  끊임없이 이어져 온 도발
 북한은 6·25 전쟁 이후뿐만 아니라, 전쟁 이전부터 우리나라를 향해 수십 차례의 도발을 해왔다. 1945년 해방 후 남과 북은 각자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규모 교전부터 간첩, 월북 및 납북사건이 잇따랐고, 전쟁 후에는 무장공비에 의한 교전이 잦았다. 1970년대에는 박정희 저격 미수 사건과 남침용 땅굴 발견,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등의 도발이 있었다. 1980년대에는 무장공비가 침투하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고, 폭탄 테러 또한 빈번하게 일어났다. 1999년에는 제1연평해전이 일어났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제2연평해전이 발생했으며, 핵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태가 발발했다. 2015년에는 DMZ 목함지뢰 매설 사건, 서부전선 포격 사건이 있었고, 2016년에는 4차, 5차 핵실험을 비롯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했다.
 2017년, 올해에 들어서도 미사일 발사를 계속해오고 있으며,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을 정찰하고 돌아가던 중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발견됐다. 지난 8월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경고에 맞서 괌을 폭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으며, 같은 달 29일에는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리고 9월 3일에는 6차 핵실험을 감행해, 대북제재와 관련된 각국의 주의가 쏠리고 있다.
 
  안보리, 목줄을 채우다
 북한에 대한 제재의 목소리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 국가에서 일방적으로 제재한다고 해서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여러 나라가 손을 잡고 둘러싸는 것이 현재의 제재 모습이다. 'UN 안보리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렸다.' 이런 뉴스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주 들어봤지만 생소한 단어, UN 안보리는 무엇일까?
 UN 안보리를 설명하기 전에, 앞에 붙은 UN을 먼저 짚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국제연합으로도 불리는 UN은 국제 평화와 안전의 유지 등을 목적으로 창설된 국제평화기구다. 기존의 국제 연맹을 보완하고 강화했으며, 1945년 10월 24일에 창립됐다. 본부는 뉴욕에 있으며, 가입국은 193개국에 이른다. 주요 기관은 총회, 신탁 통치 이사회, 경제 사회 이사회, 국제 사법 재판소와 안전 보장 이사회 등이 있다. 안전 보장 이사회(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의 줄임말이 '안보리'다.
 안보리는 5개의 상임이사국과 10개의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상임이사국으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이 있다. 이들은 국제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며, 핵을 보유한 국가들이다. 특히 상임이사국은 '거부권(veto, 혹은 비토권)'을 가지고 있어 사안의 결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다.
 비상임이사국의 임기는 2년이다. 2017년에 이집트, 세네갈, 우크라이나, 우루과이, 일본이, 2018년에 볼리비아, 스웨덴, 이탈리아, 에티오피아, 카자흐스탄의 임기가 끝난다. 비상임이사국은 각각의 나라가 큰 힘을 가지지는 않지만, 10개 국가 중 8개국이 모이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안보리는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자, 탈퇴 선언 재고를 촉구한 것을 시작으로 미사일 개발 물자·금융거래 금지, 석탄·철광석·수산물 수출 차단 등 열 번의 제재를 북한에 가해 왔다. 지난 11일에는 6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제재안을 만들었다. 여기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전면 봉쇄'를 외쳤다.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무역을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북한으로 들어가는 원유를 차단한다는 강력한 초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류공급 30% 차단과 섬유수출에 제한을 두는 수준으로 결정됐지만, 기존에 제재해온 철광석과 석탄, 수산물에 이어 섬유까지 더해지면 북한의 외화벌이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생들의 북한 인식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이러한 북한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2013년 대학생 웹진 사이트 '캠퍼스위크'가 대학생  1천 428명에게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설문한 결과, 25.4%(364명)가 북한을 '매우 경계할 대상'으로 보고 있었고, 48.9%(701명)가 '경계할 대상'이라고 답했다. 70%가 넘는 대학생들이 북한을 경계하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반면, '협력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21.0%(301명), '관심없다'는 4.3%(62명)를 차지했다.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에서 2013년도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전국 4년제 대학 113곳의 재학생 3천 86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남북통일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52.4%, '불필요하다'는 답변이 47.3%를 차지했다. 북한을 보는 관점은 '적대'가 46.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협력'이 32.9%, '경쟁'이 10.3%로 그 뒤를 이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시 대응책으로는 강력한 군사적 대응이 54.5%로 가장 높았으며, 대화를 통한 해결이 22.7%, 국제 공조를 통한 압박은 20.8%로 조사됐다.
 우리나라가 휴전국가임이 실감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윤정 씨(행정언론학부 2년)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할 때마다, '통일은 힘들겠구나', '이러다가 전쟁 나면 어떡하지' 등의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류현승 씨(산림조경학과 2년)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독재정권 유지와 핵무기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어, "이런 행동을 방치해서는 안 되나, 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학생이 할 수 있는 쉽고 효과적인 행동은 안보에 관심을 갖고, 도발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고 말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은 1953년 7월 27일에 휴전되기까지, 600만 명이 넘는 참혹한 인명피해를 남겼다. 국토는 황폐해지고 기반 시설의 피해도 심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일어섰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휴전 직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67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만 9천 115달러로, 세계 30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대한민국 GDP는 1조 4천 981억 달러로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지원국으로 탈바꿈한 유일한 나라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전쟁 중이라는 것이다. 휴전이라는 이름으로 멈춰있을 뿐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막바지였던 6월 29일. 서해 연평도 부근 NLL에서 교전이 있었다. 북한 경비정이 아무런 징후도 없이 기습포격을 해왔고, 전투는 승리했지만 정장인 故 윤영하 소령을 비롯해 6명이 전사했고, 18명이 부상당했다. 그러나 월드컵으로 인해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한 번 일어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언제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잦은 위협에 노출됐기 때문인지, 이제는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누군가는 이를 안전불감증이라고 말하며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로 경계해야 할 것은 전쟁의 발발이다. 지금의 전쟁은 승패에 상관없이 60여 년 전처럼 양쪽에 깊은 흉터를 남길 것이다.
 
 
 
  조현범 기자 dial15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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