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내 정치와는 무관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SNS를 통해 총학생회장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나와는 무관한 학교의 일이다'라는 생각으로 그저 방관하기만 했습니다. 최근 제 주변 사람을 저격하는 SNS 익명 글을 보고 나서, 저의 방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저격당한 사람은 저와 친한 형입니다. 하나 확실한 것은, 비방을 당할 만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발끈한 저는 해명글을 쓰려 했으나, 오히려 그 형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참았습니다. 지금 학교 곳곳에는 대자보가 붙어있습니다. 그곳에 붙은 총학생회장의 태도가 옛날의 저의 모습 같아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군 생활 중 저는 분대장으로서, 소대원들을 헐뜯고 기만해왔습니다. 이기적이고 사사로운 일로 저는 스스로 분대장 자리를 내려놨습니다. 비난 속에서, 잘못을 인정하는 '참군인'이라는 말을 제 가슴 깊은 곳에 새겨들었습니다. 이 사건 뒤로 반성하는 태도를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병역명문가를 신청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병역명문가는 단순히 군의 명예와 개인의 이익이 아닌, 한 시대의 거울이며 국가의 명예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인 자랑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의 논점은 잘못을 알고 있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고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17년도 총학생회 임원 면접 질문 중 하나에는 '기둥'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롱과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 무너진 기둥을 자신의 손으로 다시 세우는 것이 학교 명예의 대표가 아닐까요?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 위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모두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으로 의견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대자보를 통한 벽 너머의 신경전으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공개적인 자리에서 삼자대면을 열어 현 상황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경식(고고미술사학과 3년)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