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초원과 끝없이 펼쳐진 사막.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자연조건 때문인지 나는 어렸을 적부터 때묻지 않은 드넓은 자연을 동경해 왔다. 때문에 중국에 1년 간 생활하면서 가장 먼저 찾은 여행지는 내몽고였고 지금도 기억을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내몽고에서의 일정을 시작한 곳은 ‘푸른 도시’란 뜻을 갖고 있는 후허하오터(呼和浩特)였다. 이곳은 초원여행을 위한 주요 관문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국제적인 도시이다.

 후허하오터에서 버스를 타고 한 시간 가량 달리면 푸른 대초원이 펼쳐지는데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다다르자 몽고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환하게 맞이해줬다. 이미 이곳은 관광지로 개발되어 다양한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경제행위를 하는 소수민족들은 밝은 표정으로 관광객들에게 초원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의 생활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었던 나는 몽고 전통의상도 입어보고 한 가정집을 방문해 전통음식도 맛보았다. 말에서 짠 우유와 그 우유를 굳혀 만든 과자 등은 비록 내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정성스럽게 음식을 대접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소박함과 다정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초원의 드넓은 대지를 만끽하기 위해서 말에 몸을 싣기도 했다.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한 시간동안 본 것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이었고 그곳을 한가로이 거닐고 있는 말과 양, 소 떼 뿐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유목생활을 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한 곳에 정착해 양이나 소 떼를 방목하고 사육하는 일이 생활의 전부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따라서 전통가옥인 멍구바오(蒙古包) 역시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였다. 농가에서는 보통 몇 십 마리에서부터 몇 백 마리에 이르는 양을 방목하는데 양의 수가 부의 척도가 되고 있었다.
 초원의 볼거리 중 하나가 밤 하늘의 ‘별’이란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별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는데 너무 맑고 밝아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앞으로 평생을 살면서 그렇게 총총한 별빛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마을에서는 몽고족의 전통 씨름경기에 이어 저녁까지 노래, 춤 등 다채로운 무대 행사가 진행됐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이곳 사람들이 관광상품을 목적으로 금전적인 이익만 추구하는 것 같아 섭섭하기도 했지만 자신들의 전통과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계승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역사적 자긍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튿날, 우리 일행은 사막을 보기 위해 황하의 최북단인 바오토우(包頭)로 향했다. 사막 역시 관광객들로 붐볐지만 고운 모래언덕과 낙타의 조화는 정말 운치 있었다. 사막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리프트를 타거나 직접 걸어 올라가는 방법이 있었는데 모험(?)을 좋아하는 나는 직접 걸어 올라가는 방법을 택했다.

 더운 날씨에 사람들도 부대끼고 모래언덕을 올라가면서 미끄러지기도 했다. 모래마저 뜨거워서 고생을 하긴 했지만 정상에 오른 순간 느껴진 성취감은 정말 대단했다.

 음식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즐기는 여행도 좋지만 광활한 초원의 한가운데 서서 나 자신의 존재를 느껴보고 황량한 사막을 거닐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경험 또한 여행의 참다운 묘미같다. 이러한 면에서 내몽고의 여행은 나에게 소중한 추억이자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조 미 진 (경제학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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