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을 비롯해 책값, 유흥비, 데이트 비용까지 대학가에서 소비되는 돈의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계획적인 소비를 시작하게 되는 대학 생활에서 돈의 의미는 무엇일까. 대학생들의 용돈 사용과 소비패턴에 대한 의식을 알아보고자 3월 22일 우리대학 학생 21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먼저 용돈의 출처에 대한 질문에 학생들의 대부분은 ‘부모님(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용돈을 받아쓴다(55.3%)’고 답했다. 하지만 32.7%는 ‘부모님께 어느 정도 의존하고 나머지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충당한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자신이 벌어 쓴다’는 답변도 10%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가 생활화 되어있다고도 하지만 아직까지 대학생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의지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달 평균 사용하는 용돈은 얼마나 될까? 조사자 중 34.85%가 ‘21~30만원’, ‘11~20만원’이 33.3%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고 뒤를 이어 ‘31~40만원(12.9%)’, ‘10만원 이하(11.9%)’, ‘41~50만원(3.8%)’로 조사됐다.

 05학번 새내기 문정호 군(국제통상학부)은 “고교시절 용돈은 친구들과 학교 매점에서 군것질을 하는 데 대부분 지출했다”며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면서 용돈의 대부분은 동아리 모임이나 과 회식자리가 많아 거의 회비로 낸다”고 말했다. 문군의 말처럼 우리대학 학생들의 용돈 사용 내역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은 ‘식비(54.8%)’와 ‘유흥비(14.8%)’로 사용한다고 조사됐다. 뒤를 이어 ‘문화생활비(11.9%)’, ‘교통비(7.6%)’, ‘저축(5.2%)’, ‘외모관리비(4.8%)’로 나타났다.

 현재 사용하는 용돈 액수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39%가 ‘만족한다’로, 37.2%의 학생도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만족 한다’와 ‘매우 불만족 한다’는 답변도 각각 7.6%, 3.4%로 조사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돈 씀씀이가 증가했는지 묻는 질문에 43.8%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답도 41.4%로 나타났다.

 자신의 씀씀이에 대해 45.7%의 학생들이 ‘적당하다’고 대답했다. 반면에 ‘과소비 하는 편' 27.6%, ‘매우 과소비 하는 편’은 3.8%를 보였다. ‘절약하는 편이다’ 20.5%, ‘매우 절약한다’는 답변은 1.9%에 불과해 학생들이 절약의 가치를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저축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54.8%가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04년 4월 원광대신문사가 저축을 하고 있냐는 설문조사(988호 보도)결과의 45%보다 10%나 증가된 수치로 학생들이 저축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축을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돌발상황을 대비하기 위해(40.7%)’,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32.7%)’,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18.6%)’, ‘용돈이 남아서(3.6%)’ 순으로 조사됐다.

 저축을 하지 않는다는 43.3%의 학생을 대상으로 저축하지 않는 이유를 물은 결과 ‘지금 사용하는 용돈도 부족해서(70.3%)’, ‘귀찮아서(12.1%)', ‘아직은 저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9.9%)'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달 용돈을 미리 다 써버린 경우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46.7%는 ‘부모님께 말씀드린 뒤 용돈을 또 타서 쓴다'고 답했다. 반면 ‘다음달 용돈을 탈 때까지 돈을 쓰지 않는다'가 24.8%, ‘부모님께 말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등으로 자신이 벌어서 쓴다' 12.8%, ‘친구나 다른 누군가에게 돈을 빌린다'는 답변도 10.5%로 조사돼 학생들의 계획 있는 지출이 요구된다.

 현재 꼭 사고 싶은 물건이 갖고 있는 돈의 액수보다 클 경우에 대부분의 학생은 자신의 ‘용돈을 모아 후에 사는 것(55.7%)'으로 조사됐다. 또 ‘비슷하고 저렴한 것으로 구입'하거나 ‘사지 않는다'는 답이 각각 16.7%로 조사됐다.

 반면 ‘부모님께 돈을 받아 당장 산다'가 6.6%,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서 구입한다'가 2%로 나타났다.

 ‘용돈 기입장에 자신의 소비내역을 기록하고 있냐'는 질문에 돈을 지출할 때마다 기록하는 학생은 20.5%에 불과했다. 50%의 학생이 ‘용돈기입장을 쓰지 않는다'고 답했고 27.6%는 ‘가끔 생각날 때마다 적는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 결과 대학생들의 소비문화가 ‘흥청망청’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0만원 이상의 용돈을 사용하는 대학생은 3.8%에 불과할 뿐 아니라, 많은 수의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자신의 용돈을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식비(54.8%)와 유흥비(14.8%)가 용돈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항목이긴 하지만 유흥비와 문화생활비(11.9%)와의 차이가 많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대학생들의 소비문화를 우려하지만 우리대학 학생들의 소비의식은 그에 비해 건전할 뿐 아니라, 독립적인 경제인으로서의 자질 또한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올바른 소비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이 용돈을 벌어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확충하는 사회적 제도와 장치가 필요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의 권리 또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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