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지난 17일, 대만에서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당일 찬성 66표, 반대 27표로 동성 커플의 '배타적 영구 결합'과 정부 기관에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허용하는 '특별법'이 통과된 것이다. 이렇듯 대만은 동성애 가족관계나 동반자 관계라는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한 안건이 아닌,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진보적인 선택을 했다. 이후 다른 아시아 국가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에 따라 향후 대만은 자녀 양육권·세금·보험 등의 방면에서 동성 부부가 이성 부부와 동일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동성 커플의 입양은 여전히 제한되지만, 대만의 결정이 아시아 지역에서 권리를 위해 싸우는 성적소수자 단체가 일궈낸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실제 대만은 지난 1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퀴어 퍼레이드가 개최될 정도로 진보적이라 꼽혔던 아시아권 나라다. 그럼에도 동성 결혼의 합법화에 다다르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진보 세력이 우세한 만큼 보수적 세력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동성결혼 합법화의 움직임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다. 대만 최고법원은 당시 5월,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을 근거로 결혼 계약이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는 현행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대만은 아시아에서 확산되고 있는 동성애 권리 옹호 운동의 선봉에 서게 됐다.
 필자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동성애 등의 성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남아있다고 느낀다. 완전하게 이성애자와 같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지만, 대만의 아시아 최초의 결정은 앞으로 아시아권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성적소수자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만연해있는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인식의 변화가 오길 바란다.
 

  박인화(신문방송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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