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원대신문에는 폐건물을 재활용한 '어울누리'가 소개됐다. 과거 이리남중학교가 있던 자리가 청소년 자치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비슷한 사례를 뉴욕에서 찾아본다. 뉴욕 맨해튼의 서남쪽에 자리 잡은 '하이라인 공원' 사례다. 일반적으로 공원은 땅에 붙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이 공원은 시민들의 머리 위, 빌딩과 빌딩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도 흔치 않은 위치적 특이성을 가지고 있다.

 1840년대, 뉴욕시에서는 시 외곽에 있는 항구로부터의 화물 운송을 위한 철로를 도심과 연결한다. 하지만 이 철로는 통행량이 많은 거리를 통과했으며 마차나 사람과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한다. 192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철로를 위로 올리자는 아이디어가 제안됐고, 열차가 다니는 길을 사람이 다니는 길과 분리시키게 됐다. 이렇게 지상 위를 다니게 된 열차는 건물을 통과하기도 했는데, 화물 운송에 초점을 맞춰 철로가 깔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1950년대에 들며 고속도로가 각 시를 이어주기 시작했다. 철로의 시대가 지나고 고속도로의 시대가 온 것이다. 수많은 물자를 운송했던 이 철로는 수십 년간 방치되며 잡초만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흉물로 전락했다.
 결국 철거가 결정됐다. 그러나 로버트 해먼드와 조슈와 데이비드 등으로 구성된 '하이라인의 친구들'이 이곳을 공원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철거에 반대했다. "고가철로에는 뉴욕의 역사가 담겨있다"는 게 그들의 지론이었다. 결국 이들은 상상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하이라인 공원은 뉴욕의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역에 관심을 가진 두 시민이 없었더라면 고가철로는 그저 고철로 전락했을 것이다. 이 사례에서 우리는 값진 교훈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조현범(산림조경학과 4년)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