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알고 있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강이 2주 연기되었으며, 이후의 2주도 온라인 강의로 진행이 됩니다. 저는 짧은 지면을 통해서 이 사실보다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새 학기는 오늘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한 달 전인 2월에 3월의 개강을 기대하며 설레어했었다면, 우리는 마땅히 한 달 후인 4월에 강의실에서 만나 함께 공부할 순간을 기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외 여러 곳에 암담한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상황에서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파티를 즐기기 위해서는 계획하는 순간부터 즐거워야만 합니다. 춤을 추기 위해서 우리의 마음은 이미 춤을 추고 있어야만 합니다. 파티 장소에 도착해서야 춤을 추는 사람은 아직 파티를 즐길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일 것입니다. 기대했던 새 학기라는 이름의 파티가 무산되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없겠죠? 그렇다면 곧 학교에서 만날 날을 위해서 지금부터 '마음의 춤'을 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춤추지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았더라도 이미 춤을 추는 사람들입니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고유한 리듬, 즉 스스로 창조한 삶의 의미와 미래에 대한 희망 속에서 매순간 '설렘의 춤'을 추는 무용수라고 주장합니다. 춤은 우리의 마음을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춤은 때로 표정으로 드러나고 또 때로는 의지로 발현되기도 합니다. 춤추는 삶을 사는 사람의 표정에는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과 미래에 대한 즐거운 희망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의 의지는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힘으로 충만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슬픔과 좌절, 불안과 공허가 가득할 것입니다.
 수많은 가능성으로 열린 대학생활 중에도 때로는 춤을 출 수 없을 정도의 경직된 마음으로 인해 괴로울 때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결국 다시 자신 안에 잠재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자신의 삶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창조하는 '예술가의 춤'을 추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의미를 창조할 수 있는 무용수가 된다면, 우리가 춤을 추는 곳에서는 언제나 파티가 열릴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니체는 다음과 같은 말로 우리에게 힘을 줍니다. "어떤 사람이 이미 자신의 궤도를 걷고 있는지의 여부는 걸음걸이가 말해준다 : 자신의 목적에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은 춤춘다."
 그러니 절대로 우리의 발을 무겁게 만들면 안 됩니다. 춤추는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매순간 우리의 발을 무겁게 만드는 중력을 이겨내야만 합니다. 니체에게 있어 발은 곧 정신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중력은 원하지 않는 길로 우리를 이끄는 오랜 관습과 '나는 할 수 없어'와 같은 나약한 정신을 의미합니다. 절대로 겁먹지 마세요! 우리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 중력―니체의 표현에 의하면 "중력의 악령"―은 당당하게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삶 속에서 극복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은 그 어떤 불만스럽고 고통스러운 장애도 미래를 향한 희망 속에 용해해버립니다.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의 모습은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원광대학교를 다양한 춤으로 가득한 파티장으로 만들어보세요. 이곳에서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자기 '존재의 춤'을 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범 교수(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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