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이 흐른 먼 훗날, 50대가 되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직장에 다니거나 아니면 자영업에 종사하며 하루하루 바쁜 일상에 찌들어 있진 않을까?

 그러나 47세의 나이에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50세의 늦은 나이로 대학에 입학해 KRA 농촌희망재단에서 주최하는 농촌희망 장학생 수기공모전에서 최우수상(농림부장관상)을 차지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정해 씨(생명환경학부 2년). 그의 대학생활과 꿈은 다른 학생들과는 남달라 보인다.

 씨를 만나 수상소감과 만학도로서의 꿈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편집자

# 이정해 씨, 농림부장관상 수상

 만학도의 꿈을 안고 우리대학에 입학해 농촌희망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생활을 하던 중 ‘제1회 농촌희망재단 수기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이것이 기회다 싶어 지난 학기 중(4월 26일~5월 21일)에 공모전에 참여했습니다. 다른 젊은 학생들과의 경쟁이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더욱 철저히, 심혈을 기울여 그들과 경쟁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출한 수기의 제목은 ‘꿈을 키워 주는 소나무’입니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일찍 사회에 뛰어들어 겪었던 고충과 어렵게 시작한 사업, 사업은 번창했지만 불투명했던 미래, 조경수 삽목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결과 효율성 높은 소나무 묘목 재배기술을 습득하게 된 과정, 그 기술로 8천여 평의 농지에 30만주의 묘목을 재배해 부농의 꿈을 실천해 나가고 있는 현재를 모두 담았습니다.

 이후 6월 6일, 영농설계부문에서 우수자로 선정됐음을 통보받았습니다. 이어 영농설계부문 우수자로 선정된 3명을 대상으로 설계발표대회를 가진 결과 제가 최우수상인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 대학, 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

 16년 동안 사업을 운영해오던 중 사업의 비전과 노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심하던 중 전라북도 고창군 무장면에 위치한 영선고등학교에 관상원예과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고등학교에 재입학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가족과 친구들의 만류가 심했지만 2002년 3월, 47세의 나이로 교복을 입었습니다.

 2학년을 마친 후 적송을 가지고 삽목을 하여 정원수나 조경수를 길러 분양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산 속에서 10일간 실험에 실험을 거듭한 결과 삽목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고창 흥덕면 주민들에게 소나무 삽목 성공 사실을 알렸으나 별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후에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지식을 갖추기 위해 우리대학 생명환경학부에 입학했습니다. 특히 대학생활 중, 육모장에서 생산한 삽목묘로 4천만원의 소득을 올리게 되자 후배들이 묘목기술을 배우러 왔고 흥덕면민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게 됐습니다.

 현재 8천여 평의 육모장에서 30만주가 자라고 있으며 2004년에는 4천만원, 2005년에는 1억원의 소득을 올렸습니다.
 
# 미래는…, 현재는…, 과거는…

 나아가 조경기사 자격증 취득해 활동범위를 넓히고 싶습니다. 또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창에 (유)우창조경건설이라는 법인회사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소나무를 심는 체험학습과   소나무 삼림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농촌을 다시 찾고 싶고, 살아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시간의 흐름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주저하며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같이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한다’는 말처럼 ‘현재’를 중시하고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힘차게 전진하는 원광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