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5일은 향후 4년간 우리대학을 이끌어 갈 제10대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는 선거일이다.

 총장이란 학생지도와 교무를 총괄하고 직원들을 지휘 감독하며, 해당 대학교를 대표하는 대학의 기관장을 말한다. 최근 우리사회가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함으로써 대학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총장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로 어떤 인물이 총장 역할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대학의 위상과 발전속도가 달라진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대학 총장선거는 대학구성원뿐만 아니라 전라북도민 전체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총장 선출방식을 점검해보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본다.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에는 대체로 교황식 선출 방식, 직선제, 간선제 등을 들 수 있다. 카톨릭교의 교황식 선출 방식은 이론상 성령의 인도를 받는 것으로 돼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전세계 추기경들이 로마에 도착하는 순간 정치적 물밑작업이 시작된다. 추기경들은 ‘나는 교황을 뽑는다’라고 적힌 직사각형의 투표용지에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총 투표 수의 3분의 2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하게 된다.

 직선제란 당사자들이 직접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선출하는 방법이며, 간선제는 직선제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투표일에 맞춰 선거인단을 따로 선출하고 그 선거인단에 의해 투표가 진행되는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방식 중 우리대학은 교황식 선출 방식을 준용하고 있다. 우선 피선거권자의 자격은 교수협의회 선거관리위원회 총장후보 선출규정 제5조(피선거권자)에 따라 우리대학에 10년 이상 재직 중인 정교수와 전임교수 1인 이상의 추천을 받은 외부인사로 한다. 선거방법은 피선거권자가 입후보 과정 없이 투표용지에 이름을 써내는 선출방식이다.

 선거가 끝나면 교수협의회 선거관리위원장이 개표 결과 재적교원 10% 이상 기명된 내·외부 인사전원을 총장 후보자로 확정·공포하고 가나다순으로 법인에 총장후보자로 추천한다. 이렇게 투표를 통해 추천된 총장 후보자들은 법인 이사회를 거쳐 최종 총장으로 선임되며 총장선임시 법인은 득표수에 관계없이 후보자를 총장으로 선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630여 명의 선거권자들(전임강사 이상의 교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구체육관에서 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대학의 이와 같은 총장 선출 방식과 자격을 놓고 대학 구성원들간의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02년 8월 12일 총장선출에 대한 이사회의 결의사항을 보면 첫째로 교수협의회에서 추천한 후보를 이사회에서 선임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 노동조합(이하 노조)에서는 직원들도 투표권을 가져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우리대학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직원들도 교수들과 같은 원광구성원이기 때문에 교수들과 동등한 투표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현재 우리대학의 총장 선출방식은 피선거권자들에 대한 자질을 검증할 수 없고 피선거권자들에게 대학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절차가 없음을 지적하면서 자칫 총장 후보자 선출이 교수들간의 ‘인기투표’로 전락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이사장의 승인을 얻어 노동조합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견발표, 대학발전 청사진 제시, 후보자 등록 등의 내용을 포함시킨 새로운 선거규정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선출된 후보자를 총장후보자로 법인에 추천하여 법인이 총장을 선임할 시 참고용으로 활용케 할 것이라 하고 있다.

 이번 총장 후보자 선출을 놓고 학생대표인 총학생회에서도 학생들이 우리대학의 가장 큰 주체인 만큼 학생들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게는 4년에서, 많게는 6~7년 동안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은 대학사회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의식있는 한 표를 행사할 권리가 있다는 근거이다. 총학생회에서도 이번 총장 선거에 관한 요구안을 곧 대학당국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총학생회 김문수 부회장(생물환경과학부 4년)은 “학생들이 총장선거의 투표권을 가질 수 있도록 이를 계속 공론화 시키는데 주력하겠다”며 “설령 올해가 어렵다면 다음 번에, 그 다음 번에라도 학생들의 요구가 관철돼 학생들의 주권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총장 선임과정에서도 몇 가지 문제가 지적된다. 2002년 8월 12일 결정된 이사회 결의사항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교수협의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투표로 결정된 후보자들을 법인에 추천하면 등위에 관계없이 법인의 권한으로 총장을 선출하게 되어 있다. 법인은 총장 후보자 능력과 자질 검증에 대한 결과를 공개하고 있지 않아서 충분히 객관적인 검증이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 부분도 최근 전북의 ㅈ대학의 총장 임명시 총장 당사자의 음주경력이나 부동산 투기문제가 불거져 결국 당선자 스스로 사퇴를 하는 사례에 비춰볼 때 심각히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인은 교수협의회 선거관리위원회와 노동조합 선거관리위원회, 이 둘을 모두 승인 또는 인정하고 있어 대학 내 구성원들간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구성원들의 상이한 의견 지적이 있는 가운데 치뤄지는 제10대 총장 후보자 선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향후 4년간 우리대학을 이끌어 갈, 우리대학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대표자를 선발하는 중차대한 문제이니 만큼 대학 구성원들간의 의견 취합과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는 방안이 새롭게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오는 25일 슬기롭고 지혜로운 총장 후보자가 선출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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