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협상 중단하라” 농민들과 노동자의들의 화가 극에 달했다. ‘한미FTA저지 국민총궐기 전북대회’가 지난 22일 전국 9개 시·도청 앞에서 동시에 개최됐다. 이 대회에는 전국적으로 94개의 시민사회단체에서 20만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농민들은 8만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돼 한미FTA에 대한 전국 농민들의 분노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기자는 ‘한미FTA저지 국민총궐기 전북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북도청을 지난 22일 찾았다.

 농민들은 전주 도심에서 출발해 ‘NO 한미FTA’라는 문구가 적힌 풍선과 피켓을 들고서 최종 집회장소인 전북도청으로 모여 들었다. 또한 경찰은 집회장 주변에 병력 16개 중대 1천600여 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전북도청으로 진입하는 길목마다 경찰병력이 배치돼 있어 긴장감이 감돌았으며 시위대의 얼굴에서는 비장함마저 풍겼다. 도청광장에 집결한 시위대는 방용승 상임집행위원장의 연설을 시작으로 다시 한번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날 농민들과 함께하고자 참석한 학생들도 다수 눈에 띄어 눈길을 끌었다. 해가 기울자 한기마저 도는 도청 정문에는 초를 나눠 든 시위대들은 한미FTA에 대한 도의 입장표명을 요구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를 예상이라도 한 듯 정문을 등지고 막아선 경찰병력들이 대열을 정비했다.

 도청 안으로 진입하려는 시위대와 경찰병력들의 충돌이 시작됐다.

 밀리지 않으려는 경찰들과 경찰들을 뚫어야 하는 시위대들이 격렬하게 폭력사태가 빚어졌다. 방어벽을 허물어 전경들의 방패를 뺏은 몇몇 시위들은 방어선을 이탈한 전경들에게 주먹과 주변의 도구를 이용해 폭력을 가했다. 이에 맞서 전경들도 시위대에게 소화기를 뿌리는 등 마치 70~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시위현장을 방불케 했다.

 한편으로 자식과 같은 전경들을 다독이며 ‘여기 있으면 맞기만 하니 얼른 피하라’는 애정어린 충고를 하는 농민들도 있었다.

 시위대와 전경들간의 마찰이 폭력사태로 비화되고 시위대측이 도지사 소환을 거세게 요구하자 이형규 전라북도 부지사가 현장으로 나왔다.

 이 자리에서 이부지사는 “농가소득의 안정을 위해 전라북도가 적극 노력하겠다”며 “한미FTA에 대한 농민의 여론을 수렴해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참가자는 “종전에 한 말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며 “발전적인 대안없이 급한 불만 먼저 끄겠다는 속셈 아니냐”는 비난을 쏟아냈다.

 이후 하재식 전라북도의회 부의장의 입장표명으로 이날 집회는 일단락 됐다. 그러나 한미FTA저지를 위해 오는 11월 29일과 12월 6일, 전국적인 집회가 몇 차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협약으로 한동안 정부와 국민들간의 마찰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당국은 한미FTA 협상에 있어서 국민들의 여론과 진정어린 호소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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