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立夏)는 우리나라 24절기 중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흔히 우리말로 초여름이라 불리는 시기다. 입하가 되면 다양한 색채의 꽃이 피기 시작하던 봄을 지나 산과 들이 녹색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올해는 양력으로 지난 5일, 여름의 문턱에 들어서게 됐다. 캠퍼스 내 유독 빨리 만개했던 벚꽃이 지고, 푸르른 잎들이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기온이 상승하는 이 시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더워진 날씨에 입맛부터 달라지는 경험을 다들 해봤을 것이다. 여름에는 어떤 음식을 즐기는지, 그 음식들을 우리대학 대학로 근처 어디에서 맛볼 수 있는지 궁금할 이들을 위해 대학로 여름 음식 투어를 준비했다. 이에 따라 이번호 〈원대신문〉에서는 코로나19로 지쳐있는 학생들에게 싸고 맛있어 가성비가 높다고 소문이 자자한 대학로 맛집 탐방기를 게재한다.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이 대학로에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추억과 정취를 느끼길 바란다. /편집자 

 

  『탐라궁』 / 냉면  

물냉VS비냉 당신의 선택은?!

 더위에 지친 몸을 차갑게 만들어 줄 냉면, 냉면은 의외로 한반도 고유 음식이다. 차가운 면 요리 중 하나로 삶은 국수를 찬 육수에 넣고 양념과 고명을 얹은 요리다. 메밀가루나 밀가루 또는 칡, 감자, 고구마 등의 녹말가루를 이용해 만든 국수에 고명을 얹고 찬 국물이나 양념장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냉면의 기원은 고려시대 중기 평양에서 유래한다. 1973년 북한에서 간행된 요리 서적에 의하면, 평양냉면은 평양에서 메밀 수제비 반죽을 국수로 뽑은 것이 시초라고 한다. 고려 중기 냉면을 기록한 고문헌에는 '찬 곡수에 면을 말아먹는다'고 기록돼있다.
 17세기 초 조선 인조 때 활동한 문인 장유의 <계곡집 谿谷集>에 냉면(冷麵)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 1849년 <동국세시기>에서는 "메밀국수를 무김치와 배추김치, 돼지고기와 곁들인 것을 냉면이라 한다"고 적었다. 1800년대 말 <시의전서> 냉면 편에는 "청신한 나박김치나 좋은 동치미 국물에 마랑 화청하고 위에는 양지머리, 배와 배추통김치를 다져서 얹고 고춧가루와 잣을 얹어 먹는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고종황제가 냉면을 좋아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냉면의 종류는 면에 따라, 또 육수의 유무에 따라 분류된다. 육수에 의해 분류 되는 것은 물냉면과 비빔냉면이 있는데, <원대신문>에서는 '탐라궁'에 방문해 두 가지 종류를 주문했다.
 『탐라궁』은 세숫대야 크기 그릇에 냉면이 담겨 나온다. 메뉴의 이름부터 '세숫대야 냉면'이다. 냉면을 시키면 돼지고기를 다져 만든 떡갈비가 그릇 당 한 개씩 함께 나온다. 가격은 6천원. 냉면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냉면을 먹기 전엔 삶은 계란을 먹어야 한다. 면보다 삶은 계란을 먼저 섭취하면 메밀과 차가운 육수가 위벽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소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떡갈비를 작게 조각내 냉면과 같이 먹어보길 권한다. 냉면과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리는 음식은 여럿이 있다. 편육, 만두, 숯불고기, 갈비 삼겹살 등이다. 하지만 떡갈비와의 궁합이 신박하기도 하다. 물냉면의 경우 육수 맛이 깊었고, 비빔국수는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달달하며, 짜지 않았다.
 

 

  『on your mark』 / 크로플  

여름철 신생 디저트
 
 크로플은 크로아상(Croissant)과 와플(Waffle)을 합성한 신조어로 크로아상 반죽으로 만든 와플을 말한다. 와플메이커가 최근 유행을 타며 새로 생겨난 디저트인데, 현재까지도 그 인기가 식지 않아 많은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반죽과 버터가 교차하는 층 구조로 이루어진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처럼 구운 것이다. 이 메뉴는 크루아상의 식감과 고소한 버터의 풍미 그리고 와플의 바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기호에 따라 시나몬, 설탕, 시럽, 생크림 등을 얹어서 즐길 수 있다. 특히, 부드럽고 시원한 바닐라 아이스크림과의 궁합이 잘 맞아 여름철 특색 디저트로도 견줄 수 있다.
 <원대신문>에서는 『on your mark』에 방문해 ▲브라운치즈크로플 ▲연유시나몬크로플 ▲꿀떡꿀떡허니플 등 세 가지 종류의 크로플을 주문해서 시식했다. 가격은 차례대로 6천500원, 5천500원, 7천원이다. 지브리 스티커가 붙여진 트레이에 예쁜 그릇 위 크로플이 올려져 나오는데, 이 카페만의 감성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미소를 짓게 만드는 비주얼에 사진을 저절로 찍게 만든다.

 브라운치즈크로플은 한마디로 단짠의 정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브루노스트(Brunost)라고도 불리는 브라운치즈는 유청을 오랜 시간 캐러멜라이징하고 우유와 크림을 더 해 다시 조려낸 다음 굳혀 만든것이다. 독특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 있는데, 달달하고 깊은 풍미와 약간의 짭조름함이 매력적이다. 다음으로, 연유시나몬크로플이다. 연유와 시나몬의 만남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다. 시나몬 맛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 오히려 은은하게 즐길 수 있었다. 상쾌한 청량감과 맵고 단 맛이 기분 좋게 빵과 어우러진다. 평소 시나몬 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꿀떡꿀떡허니플이다. 꿀떡이라는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크로플 위에 떡을 올려준다. 떡이 꼬치에 꽂아 나와, 보는 재미와 빼먹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떡의 종류는 인절미로, 꿀은 크로플 위에 뿌려져 나온다. 인절미의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먹거리식당』 / 삼계탕, 닭칼국수  

이열치열 대표주자
 
 '이열치열(以熱治熱)' 여름의 음식에 대표적인 사자성어다.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뜻으로, 여름 더위에 뜨거운 차를 마셔 더위를 물리친다는 의미로 쓰인다. 여름철 몸을 데워 더위를 물리쳐줄 뜨거운 음식, 삼계탕과 닭칼국수를 찾았다.
 삼계탕은 어린 닭이 뱃속에 찹쌀, 인삼, 대추, 밤, 황기 등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든 닭 요리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인삼이 들어가지 않으면 삼계탕이 아니다. 보양식으로 유명하며, 특히 복날에 주로 먹는 여름 보양식이다. 일제 강점기 때 여러 부잣집에서 백숙이나 닭 국물에 인삼가루를 넣어 만든 것이 오늘날 삼계탕의 시초다. 1950년 '계삼탕'을 파는 식당이 생겨났고, 6.25전쟁 이후 1960년대 삼계탕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1960년대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유통방식이 개선돼, 인삼을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삼계탕에 인삼가루를 넣는 식이 아닌 말린 인삼을 넣는 방식으로 요리 방식이 바뀌었으며 이름도 삼계탕이 됐다. 오늘날 삼계탕은 닭을 삶는다는 조리법은 같지만, 말린 인삼보다 주로 수삼을 넣고 갖가지 한약재를 넣는다.
 닭칼국수는 밀가루 등 반죽을 방망이로 얇게 밀어 칼로 가늘게 썰어 만든 것을 닭 국물에 넣어 끓이거나 말아낸 국수이다. 유월유두나 삼복의 세시음식이며, 여름철 입맛을 돋아주는 별미이자 한 여름철 보양식이다. 제철인 햇밀, 애호박, 감자 등과 보양에 좋은 닭으로 만든 '닭칼국수'가 자연스럽게 여름철 시식이 됐다. 더구나 다양한 재료를 섞어 쓰고, '약식동원' 사상이 반영된 다양한 식재료를 고명으로 씀으로써 영양이 우수하며 건강에 이로운 음식이다.
 <원대신문>이 방문한 『먹거리 식당』의 키워드는 '집밥', '한식'처럼 보였다. 삼계탕, 반계탕, 닭칼국수, 닭곰탕 등 메뉴판 위 여름철 몸보신을 위한 여러 음식이 메뉴판에 눈에 띄었다. 그중 삼계탕과 닭칼국수를 주문했다. 삼계탕은 1만2천원, 닭칼국수는 6천500원이다. 삼계탕과 닭칼국수 모두 닭으로 육수를 낸 것이었지만, 희한하게 육수의 맛이 천차만별이었다. 삼계탕 육수를 떠먹을 때는 진한 삼의 맛이 났고, 닭칼국수는 더 맑은 국물에 파 향이 어우러졌다. 삼계탕의 닭을 다 발라먹을 때쯤에는 안에 있던 찹쌀을 비롯한 여러 재료가 나와 육수에 퍼졌다. 6가지 반찬과 함께 나왔는데, 콩나물 무침, 미역 줄기, 계란말이, 두부 조림, 단무지 무침, 김치가 나왔다.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따뜻한 음식의 온기로 몸이 데워져 바깥의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이옥영 기자 dhrtkd2003@wku.ac.kr
  조수현 기자 chosumandu2@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