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글은 1443년 세종대왕에 의해 창제돼 1446년 반포됐다. 처음 한글은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초성 17자, 중성 11자 총 28자로 구성돼 있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현재는 자음 14자, 모음 10자 총 24자가 사용되고 있다.


 한글은 세계의 언어 중 유일하게 탄생배경을 가지고 있는 언어이다. 또 몇해 전 세계의 언어학자들은 프랑스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한글을 세계 공용문자로 쓰면 좋겠다는 토론을 할 만큼 그 우수성은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일상 속에서의 한글과 우리말은 어떠한 위치인가?


 특히 TV의 스포츠 중계에서 외래어 남발은 도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실제로 기자는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개최된 ‘2007년 9월 K-1 월드그랑프리’ 대회를 지켜보면서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시종일관 니킥, 프런트킥 등의 외래어로 중계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물론 우리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외래어는 외래어 그 자체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니킥이나 프런트킥 정도는 우리말인 무릎차기, 앞차기 등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비단 스포츠 중계뿐만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무심코 외래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들이 흔히 사용하는 외래어로 ‘메뉴’, ‘핸드폰’, ‘오뎅’ 등을 들 수 있다. 이것을 ‘차림표’, ‘휴대전화’, ‘어묵’으로 고쳐 부를 수 있는 우리말이 있는데도 우리는 아무생각 없이 외래어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외래어 사용은 일제 강점기의 잔재와 급속한 서구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급속한 보급으로 인해 생겨난 통신언어와 은어도 우리글과 말을 피폐화 시키는데 일조 하고 있다. 최근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이 국어의 맞춤법을 잘 모르는 이유도 이러한 언어들의 무분별한 사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언어학자들은 현재와 같이 우리글과 말의 오용상태가 지속된다면 한글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우리언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대중매체의 자성이 필요하다. 또 국립국어원이나 우리말을 연구하는 여러 단체들도 물론이고 우리들 스스로도 우리글과 말의 애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리 후손들에게 좋은 우리글과 말을 물려주는 것은 그들에게 우리민족의 우수성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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