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선 기자

 중·고교학창시절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서는 싸움 잘하는 ‘영웅'이 한명씩 등장하고, 대부분 이 영웅은 학교의 평화와 명예 그리고 불의를 위해 주먹을 쓴다. 그러나 영화 밖 현실은 좀 다르다. 친구가 잘난 척을 한다는 이유로, 심지어는 아무 이유 없이 주먹을 쓰는‘일그러진 영웅’의 횡포가 심각하다. 5월 2일에는 전북 순창의 모 여고생이 동급생들에게 집단 폭행 당해 숨지는 등 최근 우리 사회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의 집단 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일그러진 영웅'을 위한 우리나라 교육 당국의 대처능력은 수준 이하라는 게 바른 지적인 것 같다.

 현재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교 폭력 예방 대책은 교내 곳곳에 CCTV 설치 및 5월부터 모든 중·고등학교에 교내 순찰 과 상담활동을 담당할 자원봉사자를 투입하는 것이다. 또 교원 및 퇴직 경찰관을 학교경찰로 선발해 2인1조로 단위학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토록 하고 교내외 학교 폭력 예방 및 선도 업무를 담당케 하는 스쿨폴리스 제도를 현재 시범 실행 중이다. 그러나 과연 교실 안 CCTV와 전문가의 상담이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지 의문이다.

 이렇게 교육인적자원부의 대처 능력이 미흡하자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신변보호를 경호업체에 의뢰하는 일도 발생했다. 서울의 모 경호업체의 경우 현재 10명의 청소년을 경호하고 있으며 경호서비스의 비용은 한달에 250~300만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교육비가 1인당 평균 30만원이라는 통계를 살펴 볼 때 경호서비스 비용은 그 10배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학교 폭력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인 각종 폭력의  형태를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학교 주변 환경과 대중매체, 인터넷 등의 유해 환경 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학교 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 이에 단순히 현재의 폭력 행위만을 마무리 지으려는 태도가 아닌 학교 폭력의 심각성 파악과 함께 지도교사들의 폭력에 대한 의식 전환과 적극적인 예방 의지가 절실하다.
우리 사회의 학교 폭력을 일삼는 ‘일그러진 영웅’에게 안녕을 외치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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