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평가는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또한 수업평가제가 현실적으로 학우들에게 어떤 필요성이 있는 것일까?
 매 학기 말 수강했던 강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실시한다. 아쉽고 부족한 면, 또는 즐겁고 알찬 면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학생들의 수업평가가 교수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는 의문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자문해보자. 과연 원광인들은 교수와 강의를 평가할만한 자격이 있는가? 대학생인 우리는 강의실의 주인이다. 수강신청과 강의출석은 우리의 자유다. 강의시간에 잠자는 것, 음식을 먹는 것, 잡담하는 것 등에 대해 학생들은 거리낌이 없다. 교수의 훈계와 질타는 무섭지도 않다. 정말 우리가 원광대학의 주인인가?

 그렇다면 우리에게 교수는 어떤 존재일까. 원광인들은 열정이 넘치는 교수를 싫어하는 것 같다. 시간을 꽉 채워 수업을 하면 비난과 짜증이 쏟아지고, 수업결손 방지를 위해 보강을 한다고 하면 좋다고 박수치는 학우들은 거의 없다. 힌트 하나 없이 배운 것을 시험에 내는 교수의 강의는 힐난의 대상이다.

 수업평가를 하는 학생과 평가를 받는 교수의 관계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강의실에서나 수업평가로나 어디서든 우리는 스승을 평가하고 비난할 수 있다. 반면 교수는 성적 외엔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스승은 제자를 가르치고 제자는 스승을 평가한다. 그것이 수업평가다. 그리고 마음에 안 들면 스스로 스승을 바꾼다. 마치 교수가 아니라 과외선생님처럼 말이다.

 지덕겸수(知德兼修) 도의실천(道義實踐), 이것이 우리대학의 교훈이라면 지덕잠수(知德潛水) 도외실천(道外實踐)은 강의실의 현실이다. 과연 학생들이 수업평가로써 교수와 강의를 평가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그리고 강의평가에는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가? 한 번쯤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정인호 (경찰행정학부 3년)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