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 가면 남성보다 여성의 커트 비용이 더 비싸게 표시된 가격표를 봤을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커트 평균 가격은 여성이 2만1천300원, 남성이 1만1천700원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80% 이상 비쌌다. 같은 길이의 머리카락을 자르더라도 여성은 남성보다 배는 비싼 돈을 줘야만 하는 것이다. 이처럼 미용실은 '핑크 택스'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이다. 
 '핑크 택스'란 2015년 미국에서 생긴 신조어로 같은 상품이나 서비스인데도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가격이 비싼 현상을 일컫는 말로 '성차별 가격'이라고도 한다. 현재 2030 젊은 여성들 중심에서 '핑크 택스 거부 운동'이 SNS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한편, 성별에 따른 가격차이가 나는 핑크 택스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 과거 롱패딩을 두고 남성용 패딩이 여성용 패딩과 가격은 같지만 소재 충전량은 거의 2배가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또한, 2015년 뉴욕시 소비자보호원이 24개의 온·오프라인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800개 제품에 대해 핑크 택스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가격 차이가 큰 품목은 ▲샴푸·컨디셔너 ▲데오도란트 ▲면도기 ▲미용용품으로 여성용이 남성 제품보다 평균 13% 비싸게 팔리고 있었고, 최근 여성 속옷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남성 속옷보다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클렌징폼'과 '비비크림'도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평균 3천 원 더 높게 책정해 판매됐다. 성별이 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이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핑크 택스'라는 용어를 없애는 데 일조하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기를 바란다.

 현서진(문예창작학과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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