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 자연재해, 급속도로 무너져가는 기후변화들…
 지진과 산불 그리고 전쟁 예측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갑작스럽게 덮쳐오곤 한다.
 폴란드의 11비트 스튜디오에서 2014년에 출시한 디스 워 오브 마인(This War of Mine)은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약 3년 8개월에 걸쳐 일어난 보스니아 내전을 모티브로 삼은 게임이다. 게임을 실행하면 "현대전에서는… 당신은 아무 이유 없이 개처럼 죽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나타나는데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전쟁에 관한 명언이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죽임을 당하거나 아니면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할 것이 분명하다.
 이 게임의 목표는 오직 생존이다. 전쟁 속에서 모두가 군인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고 있으며, 전쟁 상황의 군인의 시점이 아닌 전쟁 속에서 살아남아 생존하는 민간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다. 아이를 잃어버린 아빠가 아이를 찾아다니고 엄마가 아프다며 약을 구하기 위해 어렵게 도움을 청하러 찾아오는 아이들 등 민간인들이 겪는 전쟁의 참상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도덕성과 인간성 그리고 생존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예컨대, 식량과 물을 조금이라도 얻기 위해 위험한 지역에 가야 할 뿐만 아니라 약탈자들의 습격을 막아내야 할 때도 있으며,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목숨과 다른 생존자들의 목숨을 저울에 올려야 할 때도 있다. 이처럼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자신의 생존을 위해 내릴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의 결정들은 도덕적 딜레마를 겪는 것은 물론 전쟁의 추악한 현실과 참혹함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게임에서 보이는 참혹한 전쟁의 현실과 선택으로 나타나는 경험은 불편하고 허무하며 때로는 자신이 살기 위해 누군가를 죽였다는 괴로움과 살았다는 안도감에 잠기기도 한다. 
 '디스 워 오브 마인'은 기존의 전쟁 게임과는 차별화된 군인이 아닌 민간인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 이외에도 전쟁 이면의 어두운 분위기와 민간인이 겪는 전쟁을 현실적으로 잘 표현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폴란드 정부에서는 학생들에게 전쟁, 전쟁의 역사, 인간 존엄성의 가치에 대해 이해하고 이야기할 때 도움을 준다며 중고등학교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다시금 플레이해본 '디스 워 오브 마인'은 여전히 전쟁에 대한 참혹함이 가슴에 더 와닿아 불편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고 있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사진과 소식들은 전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포격으로 부상당한 사람, 피난하려고 모이는 사람들 그리고 전쟁 중에 태어난 작고 어린 생명까지 전쟁의 비극적인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6·25 한국전쟁도 우리나라에 큰 타격을 주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6·25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산업생산시설과 일반 주거용 주택이 60만 호가 파괴되었으며, 철도는 약 47%가 손해를 입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향으로는 전쟁으로 인해 방대한 규모의 가족들이 이산가족이 되었으며, 많은 수의 전쟁고아와 전쟁미망인을 만들었다. 더 나아가 굶주림과 1950년대 중·후반 실업률이 높아지며 생활의 어려움도 겪었다. 이처럼 많은 악영향을 미치는 전쟁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일어나지 말아야 할 최악의 재난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에도 6·25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있고 이산가족의 그리움에 대한 눈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고 있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신 국군, 유엔군, 세계 각국의 참전용사들께 감사한 마음을 항상 지녀야 하는 한편, 참혹한 전쟁 속에서 죽어갔거나 마지막까지 생존을 위해 발버둥을 치며 살아갔던 민간인들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최수영 교수(역사문화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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