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외래어를 몇 번이나 사용할까. 쉽사리 들기 쉽지 않은 고민이다. 더군다나, 대충 주위를 둘러봐도 외래어는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어 익숙할 지경이다. 그러다 보니, 크게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외래어 남발이 얼마나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지.
 지난 10일, 강성곤 초빙교수(건국대 언론대학원)와의 한글날 기념 대담이 보도된 바 있다. 그의 진단을 인용해 설명하자면 우리나라의 외래어 사용 실태는 심각하고 부끄러울 정도다. 실제로도 우리나라 외래어는 외국인마저 난해할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일례로 '공공언어'가 있는데, 지자체와 정부기관에서 업무상 이유 등을 근거로 주되게 사용한다. 그러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할 때마저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핵심 사안들이 등한시되는 건 물론이고 대형 사업의 경우, 의미 이해 부족으로 인한 불발로 막대한 예산 낭비까지 발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은어도 마찬가지다. 특히, 맥락과 무관한 문법 파괴 및 인권 훼손적 단어가 상당한데, 방송의 날개를 달고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외래어 자체를 나쁘다고 규정하기엔 난감하긴 하다. 하지만, 과도한 불가피함의 방패를 내세운 대가의 무게가 어떤지 명확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
 불가피하다는 명분 하에 우리가 모국어를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지 자성해야 할 것이다. 언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이 아닌 궁극적 의사소통의 산물이다. 말 한마디, 그 무게는 많은 게 함축돼 있다. 그게 과연 독단의 무게가 될지, 아니면 함께 부담하는 배려의 무게가 될지는 내면 속에 '언어'라는 저울을 지고 있는 우리의 몫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본다.

이민서(행정언론학부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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