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의 '실버 취준생 분투기'에서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미술·문학·음악 상담 치료 1급 자격증도 있었지만 일자리를 얻기 위해 중졸로 이력을 속였다는 문장이 나온다. 학력과 경력을 없애고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리니 취업은 쉬워진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935만 명의 65세 이상 노인은 은퇴 후에도 제2의 인생을 달리지 못하고 또다시 취업 문을 두드린다. 
 "정말 일하고 싶어요. 시켜만 준다면 어떤 업무든 잘할 자신이 있어요" 이제 사회생활에 발을 담그려는 20대 초반 취업준비생의 각오가 아니다. 검은 머리카락보다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은 노인의 하소연이다. 경찰로 은퇴하고 나서 최근 전기 수리 업체, 경비 업체 등 약 50곳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면접을 보러 오라는 곳은 단 세 곳에 불과했다. 생계를 유지하려면 연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맞는 것이다. 그는 결국 나이 제한이 없는 배달 플랫폼 라이더로 일하고 있다.
 60대 구직자들 사이에선 "우리는 낀 세대"란 푸념이 나온다. 민간은 경력과 상관없이 4~50대의 더 젊은 구직자를 찾고, 정부·지자체에서 내놓은 공공 일자리는    7~80대 비율이 늘고 있다. 이런 현실 속 취업난에 내몰린 청년들이 과거 실버 세대 몫이었던 3D업종 일자리까지  차지 하면서 장·노년층과 젊은 층의 직장이 맞바뀌는 '잡 스위칭(job switching)'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현서진(문예창작학과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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