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연초에 발표한 '향후 10년 간 사회변화 요인분석 및 시사점'이란 자료에 의하면 2008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대학입학정원은 66만 7천명이며 학령인구인 18세 인구는 62만 9천명이라 한다. 또한 지난 2월 18일 교과부 안병만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정원을 30% 이상 채우지 못하고 있는 대학이 우리나라 전체 대학들 가운데 27개에 달하며, 정원의 40~50%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있다'면서 '2012년이 되면 학령인구가 대학 인구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데 여기에 대한 정책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들이다. 그동안 우리정부는 대학설립에 대한 기준 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전국의 대학 수는 1995년 327개에서 2009년 현재에는 405개에 이르렀다. 그간의 사정이야 어찌 되었든 이제 대학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현실로 다가왔으며, 어느 대학이 그 대상이 될 것인가의 문제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대학들은 생존을 위해 사활을 걸고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대학도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 법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는 등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동안 불철주야 대학 발전을 위해 대학 안팎에서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필자도 우리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몇 가지 짧은 생각을 적고자 한다.
   대학의 경쟁력이란 우수한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한데 그것은 대학 구성원 간의 신뢰 확보와 교육환경 및 학생들에 대한 정직한 인식이다.
   먼저,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 간 신뢰가 확보되어야 한다. 신뢰란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 기대와 믿음으로, 구성원 간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 조직은 예측하지 못하는 놀라운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교육심리학 이론 가운데 다른 사람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하면 나는 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그 기대대로 변화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가 있다. 이 이론은 1968년 하버드대학의 사회심리학과 교수인 로젠탈(Rosenthal)과 초등학교 교장을 역임한 야콥슨(Jacobson)의 연구에 의해서도 경험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 만일 우리가 󰡐피그말리온 효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교정에서 또는 강의실에서 그리고 사무실 등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긍정적인 기대와 믿음으로 행복하게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무시, 반목, 무관심, 냉소주의, 이기주의 등은 자신과 대학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
   다음으로, 우수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 지적능력, 학습능력, 학생들의 요구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분석과 해석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교육내용을 선정하며, 교육방법 및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교수 개인의 학문적 이상에 근거하여 교육활동을 전개하기보다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학생들이 해결해 낼 수 있는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과 방법으로 강의가 이루어지며, 평가는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9년 3월 국내 대학들은 대내․외적으로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위기는 항상 도약의 기회이기도 했다.
   문득, 19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극작가인 버나드 쇼(Bernard Shaw)의 묘비명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의 묘비명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이러한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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