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 대신 어느덧 푸르른 녹음이 캠퍼스를 감싸고 있다. 중간고사도 끝나고 이제 1학기도 6주 가량 밖에 남지 않았다. 3월 1일자로 원광대에 처음 부임해 󰡐빨리 적응해야지'라고 마음먹은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학생이 아닌 선생의 입장에서 요즘 학생들을 보니 한편으로는 예전 우리들에 비해 자신감 있는 모습이 부럽고 대견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아쉬운 점도 느낀다. 나도 대학생 때 그랬던 것 같은데 많은 학생들이 유유히 흐르는 시간이라는 강 위에서 그냥 가는 대로 몸을 띄워놓은 것 같다. 마치 어느 곳으로 갈지 정확하게 목표를 정하지도 않고. 강 옆에 있는 󰡐2009학년도 1학기 종강'이라는 표지는 이미 저만치 앞에 와 있다.


한때 한 영화에 나왔던 대사처럼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이다'라는 말이 유행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참 싫어하는 말이다. 아니 싫어한다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의 의미를 곡해해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 말의 의미는 단순히 살아남았기 때문에 강하다는 것이 아니다. 그 살아남은 자, 혹은 승자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가 바로 이 말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승자는 언제나 계획을 갖고 있지만, 패자는 항상 변명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승자는 생존 또는 성공을 위해 장기적으로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부단히 자신을 단련시킨다. 목표는 사람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만 인간의 의식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즉 실천적 행동의 동인이 된다는 것이다. '99%의 인간은 현재를 보면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고, 1%의 인간은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금 현재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를 생각한다. 물론 후자에 속하는 1%의 인간만이 성공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간은 1%의 인간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일본의 저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간다 마사노리가 한 말이다. 뚜렷한 목표 설정이 성공적인 미래를 보장하며, 현재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준다는 뜻이다.


물론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생의 거창한 목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간단하게 한 달에 책을 1권 읽는 것이 목표가 될 수도 있고,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 주에 영어 단어 20개를 외우는 것으로 목표를 세울 수 있다. 말의 요지는 그런 자그마한 목표라도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목표라는 것은 그 자체로 미래지향적이며 예언자적인 힘이 있다. 목표를 세우는 순간, 사람은 그 목표를 계속해서 되뇌이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은 말과 행동을 이끌며, 그 말과 행동은 긍정적인 습관이 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정도면 현 상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대로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세상, 즉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환경변화에 맞춰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현 상황을 유지하지도 못하고 도태될 뿐이다. 필자가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TOEIC 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다. 지원하는 기업에서 보는 영어시험(주로 문법과 독해)을 통과하면 입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기업들이 입사지원 시 TOEIC 점수를 요구한다. 예전처럼 문법과 독해만 공부해서는 입사하기가 어렵게 환경이 변화된 것이다. 따라서 좋은 회사에 입사하려면 문법과 독해 외에 영어 듣기 공부를 해야만 한다.


앞으로 또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하기 힘들다. 현재에 만족하여 멈추려하지 말고 더 큰 성공을 위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자. 지금 여러분은 시간이라는 강 위에 있다. 그냥 이대로 편하게 유람하지 말고, 어디로 갈 것인가 분명한 목표를 세워 노를 저어야 한다. 설령 도착한 곳이 처음 생각했던 그 곳이 아닐 수도 있다 하더라도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그 곳도 강 끝 낭떠러지는 아닐 것이다. 승자는 강한 자다. 그 강한 자는 강해지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부단히 노력한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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