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SAT(Scholastic Aptitude Test) 문제지 유출로 인해 강남 학원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교육계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또 이번 달 5일에는 미국 경영대학원 MBA 입학을 위해 치르는 GMAT(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Test) 문제지가 유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미국의 SAT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일정기간마다 치러지고 있으며 그 중 SAT 논리력 시험(SAT Reasoning Test)은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이 표준화된 시험이다.
SAT란 SAT1(Reasoning Test)과 SAT2(Subject Test)로 나눠지는데 SAT1은 비판적 읽기와 수학, 쓰기영역이 있으며 SAT2는 문학․세계사․수학․생물 등 총 20 여개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대학 진학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입학사정관제나 다른 입시제도가 비교적 잘 돼 있기 때문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의 의미가 한국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 학원가는 미국의 입시 제도를 잘 모르는 학생들을 이용, SAT를 '미국판 수능'이라 부르며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을 적용해 가르치고 있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SAT 문제지 유출 사건은 시차를 이용했다. 미국보다 시간이 빠른 아시아권에서 먼저 시험을 친 후 시험문제를 면도칼로 오리거나 공학용 계산기를 이용해 문제를 저장해서 미국으로 답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유출한 것이다. 학원가의 한 유명 강사는 '학원 강사들 사이에서 문제지 유출은 오래된 관행'이었으며 '학원장의 적극적인 지원 등 학원의 조직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SAT 학원가의 일부 유명강사들이 학원가의 실체에 대해 폭로하기도 하고 문제지 유출 방법에 대한 뉴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강남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고급스럽다는 이미지를 고취시켜 '강남 엄마 따라잡기', '강남 사교육 열풍' 등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두게 함으로써 우리나라 교육 사회에 위화감을 조성해왔다.
이번 SAT 문제지 유출로 인해 그동안 강남 학원가에 무성하게 소문으로만 돌았던 문제점 중 돈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엇이든 돈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물질 만능주의의 대표적인 표본으로서 빈부격차를 이용해 우리사회의 교육계에 큰 혼란을 줬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미국의 교육방식과 입시제도가 다르고 SAT시험결과가 대학입학 당락에 차지하는 비중 또한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대학입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무작정 돈으로 해결하려는 소수 한국 부모들의 무지와 무모함에 수치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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