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석 동문(법학과 76학번)은 현재 KBS 사회공헌부 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대학졸업 후 포항제철에 입사했지만 지역의 한계성을 느껴 더 큰 사회에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로 농협중앙회로 자리를 옮겼다. 농협에서 근무하고 있던 1984년 말쯤 KBS PD시험에 1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같은 입사동기들에 비해 나이는 많은 편이였지만 누구보다 젊은 마인드로 취직에 성공했다는 양 동문. 법학을 공부했지만 꼭 그 길만이 아니라 다른 직업이 있다고 느꼈고, 다양한 직업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PD 지원을 다짐했다고 한다.
직업을 여러번 바꾼 덕에 유난히 특별한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 같은 그는 "저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얌전하고 모범생이었지요. 색다른 일을 하거나 욕심을 부리는 학생이 아니라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지내는 학생이었어요"라며 어린시절을 이야기했다. 대학시절에는 주로 사법시험 준비 때문에 동아리 활동이나 과 활동은 하지 못했다. 당시 사법고시라는 꿈을 위해 함께 공부했던 친구 중에는 김지형 전 대법관도 있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면접에 붙을 수 있었던 노하우에 대해 물었다. 양 동문은 '고시라는 목표를 가지고 공부한 것이 기반이 돼 어려운 경쟁률을 뚫을 수 있었던 요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어떤 상황이더라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나중에 그 일이 어떤 일이든 보상을 받기 마련임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농협중앙회를 다니는 중에 KBS PD면접을 준비했다는 양 동문은 "특별히 준비할 수 있던 시간보다는 고시공부를 하며 쌓아놓은 실력을 바탕으로 면접을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면접에서는 영상테스트로 목소리나 표정을 평가받았다고 한다. 그는 "직업인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이런 것들이 평가받는 과정에서 많은 보탬이 된 것 같다. 평소 책을 통해 쌓은 지식이나 마음가짐이 좋게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6월 KBS에 신설된 사회공헌부는 기업도 사회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생겨났다. 그동안 KBS는 성금모금운동이나 사랑의 리퀘스트와 같은 사회공헌적인 활동을 해오긴 했지만 체계적이지 않아 사회공헌부를 만들게 된 것이다. 처음 창단된 조직이기 때문에 아무런 경험 없이 백지상태에서 하다보니 업무교육 등 시간이 많이 촉박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가 사회공헌부를 맡게 된 것도 PD가 된 후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PD로 활동하던 시절에 잊을 수 없는 작품들이 많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랑의 가족'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에 스태프들이 제작을 위해 겉모습만 담는 느낌을 받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따뜻한 시각이 없다면 진정성이 전해지지 않는다며 제작하는 모든 스태프들에게 봉사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전 스태프가 매월 마지막 주에 봉사활동에 참여해 사람에 대한 시각도 달라지고 스태프 사이에 이해하는 마음이 달라져 프로가 점점 따뜻해진 것 같다고 한다. "이런 활동들이 좋게 평가를 받아 사회공헌부 부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태프들이 가족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장기록 병원 24시󰡑는 프로그램 제작 중에 여러 면으로 어려운 사람들과 가정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1998년 당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성전환 수술을 주제로 제작한 프로그램을 반신반의하며 비난했던 신문사가 있었다. 그러나 성전환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던 사람들의 내면을 담아낸 프로그램을 내보낸 후 그 신문사의 호평을 듣고 뿌듯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에이즈 환자의 고독한 일상을 담기도 했고 젊은 여고생이 암에 걸려 힘들어하고 이겨내는 모습을 담기도 했다. 이런 성과는 방송대상 작품상과 시민단체에서 주는 상을 받았고 국제대회에 아시아대표로 선정돼 출품하기도 했다.
양 동문에게 다큐멘터리는 어떤 매력이 있냐고 질문하자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하는 프로그램일 수 있다"고 답했다. 다큐멘터리의 파급력은 대단하기 때문에 제작이 잘돼야 한다고 했다. 아직 우리나라의 다큐멘터리의 길은 멀었지만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좀 더 영리하게 제작한다면 다큐멘터리는 사회에 좋은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그는 PD가 아닌 사회공헌부 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86개의 봉사팀을 구성해 봉사를 지원한다. KBS 고정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을 모집해 재능기부봉사단을 만들어 탤런트 노주현씨를 단장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방송을 한다는 큰 장점과 나눔과 베품 그리고 사랑으로 봉사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미션이라 생각하고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연말에는 자원 봉사대축제를 열 예정이며 인터넷 사이버 상에서 재능을 기부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구상 중에 있다. 아나운서의 경우 다문화 가정에 한국어 강좌를 열게 하거나 미디어를 통해 취재론이나 연출론, 편집론 등을 강의하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다양한 언어 전공자들을 통해 어학을 가르칠 어학당도 만들 계획이며 나머지는 초등학생 고학년을 대상으로 자연과목을 가르칠 계획에 있다.
양 동문은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무슨 일이든 미리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중 어학공부는 쉽게 좌절하곤 하지만 하는 만큼 나오는 결과물이므로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 다양한 책을 읽고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름대로 느꼈던 소감을 정리해보는 것도 나중에 자신이 면접을 보거나 사회생활을 할 때에 실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롤 모델은 프로를 제작하는 모든 사람들이라고 했다. 연출하며 제작하는 프로들을 보며 많이 생각하고 배우게 되므로 그들은 자신에게 스승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직장생활을 하며 나름대로 느낀 좌우명이 있다고 한다. 온갖 난관과 역경을 꿋꿋이 받아들이고 나아가는 물의 지혜를 담아낸 사자성어 '역래순수(逆來順受)'다. 큰 물에 가기 위해서는 큰 바위를 타고 넘어간다는 사자성어에서 삶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앞으로 그는 사회공헌부 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재능 교육센터를 사이버 상에 정착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퇴직 후에도 그는 사회에 기여하고 공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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