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첫날 계획대로 고베로 향했다. 고베에서 갈 곳을 많이 정해두었기에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발길을 재촉했다. 직행으로 가는 길이 없어 여기저기를 거쳐서 가야 했는데 이번 일본 여행 중 가장 많이 거쳤던 난바역으로 향했다.

 난바역에서 우메다역, 산노미야역을 거쳐 고베에 도착하였다. 왠지 고베가 시골일 것이라는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번화가로 들어가자 복잡하게 얽힌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고 곳곳에 크고 작은 상가들이 즐비하였다. 한 전자제품상가를 들렸는데 그 규모가 지상 3층 지하 2층으로 마치 서울 용산에 온 듯 했다. 매우 넓어 많은 제품들이 꽉 들어앉아 있었다. DVD 코너에는 우리나라 드라마가 많았다. 그것을 보고 한류바람이 일본에서도 얼마나 거세게 불고 있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주위가 어두워지자 우리는 야경을 보기 위해 고베시청에 갔다. 시청은 빌딩 형태로 조형적으로 보기 좋았다. 가장 윗층의 야경을 볼 수 있게 조성된 곳으로 올라가 경비아저씨의 친절한 설명으로 고베에 대해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야경은 눈 앞에 산이 보이고 그 앞의 거대한 구조물이 화려하게 빛이 났으며 그 아래 번화한 거리의 불빛이 아름답게 비치고 있었다.

 다음날, 고대하던 교토로 향했다. 우메다를 거쳐 한큐전철로 교토에 쉽게 온 우린 주위의 휘황찬란한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교토의 시내 전체가 일본의 전통용품들을 파는 상가로 이루어져있는 듯 했다. 상가에 파는 물건들은 하나같이 정성이 보였고, 디자인 역시 일반적으로 팔고 있는 상품들에 비해 더욱 고급스럽게 보였다.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으로서 눈이 너무 즐거웠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불어 우리가 어떤 것에서 일본에게 뒤지는지를 느끼며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 훌륭하게 매울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토의 유명한 거리 중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기온거리'라는 곳이 있다. 그 곳에 가기 위해 우리는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일본에 와 처음 버스를 타게 된 우리는 어디에서 내릴지 몰라 당황했다. 그때 친절히 도와준 사람은 우리가 한국사람인지 알아보고 우리나라 말로 인사를 하며 자기소개를 해준 한 아저씨였다. 그 순간의 고마움은 버스에서 내려 기온거리를 구경하다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그에게 반가움과 함께 전할 수 있었다.

 다음날 드디어 오사카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오사카의 건물들은 지금까지 보았던 어디보다 크고 세련되었다. 고베에서 놀랐던 시내의 전경이었지만 그 곳은 과연 일본 제2의 도시라 불릴만 했다.

 우리나라로 하면 홍대 거리 같은 '아메리카무라'라는 젊은이들의 문화 공간이었다. 신세대들의 복장은 우리나라와  판이하게 달랐으며 패션의 선두국가답게 상가에서 판매하는 센스 있는 옷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또한 일본인들이 자국의 제품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해외유명 메이커보다 자국의 제품이 더욱 비싼 걸 보고 알게된 것이다.

 이렇게 칸사이 지방을 돌아본 첫 일본여행은 견문을 넓혀주었다. 또한 그 곳에서 보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명 재 (시각정보디자인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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