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 경 숙 (국어교육과 강사)

 현대는 지식정보 기반아래 자기 주도적 학습을 요하는 시대이다. 우리는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의 바다에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 되는지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이고 독특한 개성 넘치는 글을 쓸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그러나 사실 글쓰기의 왕도는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중국 송나라 때 문장가인 구양수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야 된다는 삼다설(三多設)을 주장했다. 이처럼 글쓰기의 고전처럼 되어버린 구양수의 삼다설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변함없는 진리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정보와 쏟아지는 출판물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읽을 것인지 참으로 고민이다.

 물론 여러분들은 전공자들이니, 첫째는 전공 관련 서적을 찾아서 읽어야 된다. 다음에는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이다. 청춘의 시간을 자신의 지적 자유로움을 위해서 촌음을 아껴야 되겠다.

 개인적으로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우리문학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그 세계에서 다시 나의 세계관을 넓힐 수 있었다. 한 작가의 삶과 작품의 세계는 또 다른 하나의 인간의 역사로 거듭 태어나고, 그 시대공간과 배경은 우리조상들의 지난 역사와 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실패와 좌절과 용기를 또는 음흉한 술수와 변모와 인간의 자리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연들을 짧은 한편의 단편 속에 녹아있기도 하였으며 조금은 인내심을 요하는 중·장편에 수록되어 있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된 우리소설 읽기야말로 우리들 메마른 지성을 채워줄 가장 귀한 선물이다. 그 속에는 우리들 근·현대사가 아름답게 조탁된 언어로 숨쉬고 있다. 몇 십년  전 우리 선조들이 입었던 의상, 즐기던 놀이, 그들의 사랑과 결혼풍습, 연애관, 다양한 장르와 시대별로 얼마나 어려운 난관과 싸워야했으며, 가난이 무엇인지, 나라를 잃은 백성이 겪어야 되는 고초가 어떤 것인지, 민족의 비극 앞에서 어떠한 처신이 올바른 것인지, 다시 새로운 날을 모색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며 참으로 많은 것을 깨우쳐주었고 옹졸하고 편협한 세계관을 넓혀주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첨단 과학이 판을 치고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지는 정보가 있다지만 먹고 사는 문제는 여전히 아날로그로 못자리를 만들고 홍수의 침해를 피할 수 없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우리의 속담처럼 가장보편적인 진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다시 조락을 꿈꾸는 가을이다. 틈나는 대로 우리문학을 섭렵한다면 여러분의 대학생활은 더욱 풍요로울 것이다.

신 경 숙 (국어교육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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